12년 만에 출소, 오전 8시55분경 거주지 도착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해 출소한 조두순(68)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거주지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해 출소한 조두순(68)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자신의 거주지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2008년 초등학생을 성폭행해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68)이 12일 만기 출소해 경기 안산 거주지로 돌아갔다.

조두순은 이날 오전 8시55분경 안산시 자신이 거주하는 집에 도착했다.

카키색 점퍼와 자주색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조두순은 법무부에서 마련해준 관용차에서 내려 그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조두순은 차에서 내려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듯 했으나 자신이 12년 전 저지른 피해아동과 가족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곧장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이날 조두순이 살 것으로 알려진 집 앞에는 오전 6시경부터 주민과 취재진, 유튜버 등 100여 명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직접 그를 눈으로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다.

주민들은 조두순이 탄 차량이 도착하자 고성과 함께 욕설을 내뱉으며 "조두순은 얼굴을 공개하라", "조두순을 처단하자" 등 분노가 섞인 감정을 표현했다.

온라인과 유튜브 등에서 조두순에게 사적 보복을 가하겠다는 네티즌들의 예고가 이어진 만큼 스마트폰으로 거주지 일대를 찍거나 생중계로 방송하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경찰은 조두순이 집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경찰 병력을 대기시켜놨다.

집에서 10m 남짓한 거리에 경찰이 설치한 특별치안센터와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세워져 있다.

‘POLICE’라는 글씨가 인쇄돼 있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순찰 인력도 4~8명씩 한 조를 이뤄 순찰을 다니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조두순이 도착할 시간이 임박하자 경찰은 폴리스 라인(경찰통제선)을 치고 조두순 거주지 건물 앞에 인력을 배치했다.

인근 빌라 주민들도 담장 하나를 사이에 놓고 조두순이 도착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동네에서 나온 주민들은 이웃에 살게 된 조두순에 대해 항의를 쏟아냈다.

주민 A씨는 "동네를 우습게 알아서 이쪽으로 오는 게 아니냐"며 "왜 조두순을 보호하냐. 우리는 어떻게 사냐. 다 이사 가게 생겼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우리가 이 사람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냐"며 "심장이 떨려서 죽게 생겼다.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앞서 조두순은 이날 오전 6시46분경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오전 7시47분경 경기 안산준법지원센터(보호관찰소)에 조두순이 도착하자, 그를 기다렸던 시민들은 일제히 욕설과 함께 거친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조두순은 녹색점퍼에 빨간모자와 하얀마스크를 쓴 채로 관용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준법지원센터에 들어갔다.

준법지원센터 앞에 모인 시민 일부는 피켓을 들고 "조두순을 거세하라. 안산의 망신이다. 안산에서 퇴거시켜라"를 연이어 외쳤고 관용차량을 따라온 듯한 차량과 인원들은 스피커를 통해 ‘조두순은 자결하라’는 외침과 동시에 끊임없이 욕설을 이어갔다.

조두순은 1시간가량 준법지원센터에서 전자장치부착 신고와 신정정보등록절차를 진행했다.

고정대 안산준법지원센터 전담보호관찰관은 "조두순은 이날 오전 6시경 전자장치를 부착했으며 이와 동시에 1 대 1 보호감찰이 시작됐다. 주거지로 이동해서는 외출 감독을 받게 된다"며 "조두순이 피해자에게 사과의사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지만 그 자체가 2차 가해이기 때문에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과정에서 조두순이 ‘시민들의 분노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천인공노한 범죄를 저질렀다. 반성하며 살겠다’고 얘기한 조두순의 말을 전했다.

안산준법지원센터의 브리핑이 끝난 뒤 얼마 되지 않은 오전 8시43분경 조두순이 준법지원센터에서 나와 취재진에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취재진이 피해자에게 전할 사과의 말이 있느냐는 취지로 질문했으나, 따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 출소일인 12일 오전 일부 시민들이 경기도 안산준법지원센터를 나서 집으로 향하는 호송차량을 막고 있다. [뉴시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 출소일인 12일 오전 일부 시민들이 경기도 안산준법지원센터를 나서 집으로 향하는 호송차량을 막고 있다. [뉴시스]

조두순이 관용차량을 타고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나오자 기다렸던 시민들이 관용차에 달려들어 일대는 순간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경찰들이 제지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은 계속 차량 상부에 올라타 차량을 가격했으며 경찰과 시민들이 뒤엉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시민이 부상을 당했으며, 조두순을 호송하는 관용차량은 앞 유리가 파손됐다.

경찰과 시민들의 대치는 약 6분가량 진행됐으며, 호송차량이 주거지로 떠나가 이를 급히 4대의 차량이 쫓아갔다.

안산시와 법무부, 경찰 등 관계기관은 조두순 출소에 대비해 시민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주지 일대 방범시설을 강화하고 특별대응팀을 구성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 특별대응팀은 특이사항 발생 시 즉시 출동해 대응하고 조두순의 신상정보를 관리할 계획이다.

안산시는 조두순 거주지 일대에서 24시간 순찰활동을 맡을 무도 실무관급 신규 청원경찰 6명을 최근 임용했다.

이들은 모두 무도 3단이상의 유단자로 구성됐으며 기존 청원경찰 6명과 함께 주요 거리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1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등교하던 8살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영구적인 장애를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12일 만기 출소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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