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심의위원회, 밤샘 심의에도 결과 못 내려…쟁점은 ‘내부통제 부실’

신한금융그룹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조용병 금융지주회장의 징계를 두고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신한금융그룹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조용병 금융지주회장의 징계를 두고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금융감독원 제재심위원회가 지난 18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제재심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 결과를 내리지 못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징계를 위한 사안을 두고 공방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에 대한 중징계 여부가 쟁점일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징계는 우리은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우선 3차 제재심으로 결론이 미뤄진 가운데 제재심위원회가 분쟁조정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징계수위를 낮출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신한은행, 지난해 라임 펀드 원금 50% 선 지급 후 분쟁 조정 진행 
우리은행, 분쟁조정위원회 의견 받아 징계수위 낮아질 가능성 기대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공지를 통해 “밤늦게까지 제재심의위원회가 다수의 회사 측 관계자들과 금감원 검사국 설명을 충분히 청취하면서 심의를 진행했다”면서도 “시간 관계상 회의를 종료하고 추후 다시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 대상 금융사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었으나, 이날은 신한은행에 대한 심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도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당초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 세 곳에 대한 안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어 18일 열린 은행권 징계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심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재 결정은 오는 31일 정례회의나 다음 달 중순에 열릴 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는 3차 제재심위까지 이어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라임펀드 판매사들에 대한 엇갈린 추측을 낳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제재심위에서의 징계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신한은행 역시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력한 바 있어 내심 기대가 크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금융지주회장의 행장 시절 부실 펀드 사실을 인지 했는지 여부를 두고 징계수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안을 적극 수용하면서 '사후 수습 노력'에 따른 감면을 예측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우리은행은 손태승 금융지주회장의 행장 시절 부실 펀드 사실을 인지 했는지 여부를 두고 징계수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분쟁조정위원회의 배상안을 적극 수용하면서 '사후 수습 노력'에 따른 감면을 예측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우리은행 측은 “분조위의 배상안에 따라 해당 고객에게 즉각 배상금을 지급하고 추가적으로 나머지 고객들에게도 자율조정을 확대 적용해 배상을 추진하겠다”며 “지난해 라임무역펀드에 대한 분조위의 100% 배상 결정을 두고 이사회와 임직원들이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결단과 함께 가장 선제적으로 수용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직무정지’를 사전 통보 받은 바 있어 제재심 결과에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라임 펀드 판매 당시 부실 여부의 사전 인지가 없었다는 주장을 두고 금감원 측과 대립이 있지만 분조위의 배상안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고객들에 대한 배상 결정이 영향을 미치면서 ‘사후 수습 노력’에 따른 징계수위 감면이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의 경우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문책경고’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주의적 경고’를 통보받은 바 있다. 이날 제재심에는 진옥동 행장이 출석해 제재위원회의 질의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내부통제 부실을 쟁점으로 보고, 중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진옥동 행장은 제재심위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답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다음 제재심위원회로 징계 관련 심의가 밀린 가운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징계수위를 두고 금감원도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중징계가 내려지면 최고경영자는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손태승 회장이 받은 직무정지는 향후 4년간 취업제한, 진옥동 행장이 받은 문책경고는 3년 제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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