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47 서울부산시장 공식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벼랑 끝 승부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어느 정당이 승리하느냐다.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만큼 보궐선거 결과가 차기 대선 승리 방정식의 필요충분조건을 상당부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지방선거총선 등 연이은 패배 사슬을 끊고 야당이 정권 탈환의 기회를 잡느냐 등 여부가 달렸다. 이런 가운데 현재까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 보궐선거의 특수성, 즉 조직력 선거, 낮은 투표율 등으로 인해 어느 정당이 승리할 지는 미지수다. 여당은 조직력’, 야당은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며 서로 승리를 확신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투표함을 까봐야 안다는 말이 팽배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순식간에 뒤집히고 요동치는 것이 민심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서울시장 후보인 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부산시장 후보인 민주당 김영춘박형준 후보들의 각종 의혹들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저마다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아킬레스건을 추적해봤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당 후보 캠프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이  박영선 후보 남편 소유의 일본 도쿄 아파트가 결코 소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당 후보 캠프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이 박영선 후보 남편 소유의 일본 도쿄 아파트가 결코 소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정권 연장이냐, 정권 탈환이냐사활 건 여야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라!

-‘치명적 실수누가하느냐여야 네거티브 여론전 과열 양상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의 여야 대표 선수가 확정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당 박형준 후보가 나선다. 오 후보와 박 후보를 맞이하는 민주당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여파로 당청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선 국민의힘 후보들을 상대하기가 부담스럽다.

반면, 국민의힘은 다소 여유롭다. ‘보수 야권 단일후보라는 드라마를 쓴 오 후보는 범보수 총결집, 박 후보는 부산지역 경제 악화 등으로 인해 정권 심판론이 불붙고 있어,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섣부른 예측은 위험하다. 선거일까지 10여일이 남아 있고, 그 기간 동안 민심은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 박성중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현재 여론조사상 18%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와 다소 고무돼 있지만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때 18% 앞선다고 했다가 0.6% 차이로 신승한 전력이 있다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3040세대가 비슷한 세력을 이루고, 50대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슷하게 지지하는 상황이며, 민주당 6.5대 국민의 3.5 수준의 지지성향을 보인 20대 이하 유권자에게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변수는 어느 후보 측이 치명적 실수를 하느냐로 결정된다. 이에 더해 이번 선거는 이미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미래를 건 대전이 된 만큼, ‘네거티브 여론전도 과열될 조짐이다.

폭로에 폭로전, 결국 법적대응으로 흠집내기

김회재(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 관련 고발하면서 신속 수사를 요청했다. 2021.03.24. 뉴시스
김회재(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 관련 고발하면서 신속 수사를 요청했다. 2021.03.24. 뉴시스

서울에선 박영선 후보에 대한 도쿄 아파트논란, 오 후보에 대한 내곡동 처가 땅 보상의혹 급부상했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의혹에 집중하고 있다. LH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여권으로서는 오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부각시켜 역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8월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고, 같은 해 10월 오 후보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약 1300평의 땅이 포함된 이 지역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셀프 보상의혹을 제기했다. 오 후보 쪽이 2010~2011년 이 땅에 대한 보상금으로 365천만원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에 오 후보의 해명이 논란을 키웠다. 그는 내곡동 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과 2008년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신분으로 등록한 오 후보의 공직자 재산신고 서류를 공개하면서 민주당은 내곡동 땅 셀프보상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제 관점에서 보면 MB(이명박 전 대통령)BBK 문제의 진실을 호도하고 거짓으로 일관했던 그런 모습과 이번 오 후보의 내곡동 땅 모습이 굉장히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또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시 주택국장 전결사안이었다는 오 후보의 해명에는 장관을 해 본 사람으로 이 부분은 거짓말이라며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는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사항이다. 현재 법의 시행령을 보면 그린벨트를 푸느냐 문제에서 서울시장이 결재를 하게 돼 있다. 이걸 국장 결재였다고 하면 현재는 법 위반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 의혹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박 후보에 따르면 남편이 이명박 정권에 의해 일본으로 쫓겨나서 어쩔 수 없이 (아파트를) 매입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살기 좋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는데 지난 4년 동안 왜 안 팔았나고 말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상근부대변인도 누구에게 얼마에 처분했는지, 또 국민적인 공분이 증폭되는 동안에도 박 후보는 왜 처분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다가 어제서야 이야기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최초 11억여원에 구입한 아파트가 2019년 장관 임명 당시에는 7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2월 재산신고 시에는 다시 9억원대로 올랐다고 하니, 행여 부동산 손실을 만회하고자 한 이유는 아닌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은 박 후보의 도쿄 아파트를 두고 야스쿠니 신사뷰”, “차가운 도쿄 여성등으로 비꼬기도 했다.

결국 양측은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시장 시절 주택국장이었던 김모씨를 비롯해 국민의힘 성일종·김도읍·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다. 국민의힘도 내곡동 관련해 조국 전 장관을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 비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부산시장 선거는 진흙탕’, 부인부터 형까지 공격

금융감시센터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입구에서 '라임, 옵티머스 사태 관련 불법 행위자 중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8. 뉴시스
금융감시센터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입구에서 '라임, 옵티머스 사태 관련 불법 행위자 중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8. 뉴시스

이 같은 상황이 서울시장 선거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어쩌면 더 뜨겁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정책에 앞서 각종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후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직계가족과 주변 지인들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해운대 엘시티(LCT) 아파트 특혜 의혹을 부각시키며 LCT 특검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은 “2015년 박 후보 재산은 총 135625만원이다. 5년 만에 박 후보가 최소 20억원을 호가하는 LCT 로얄층을, 가족 명의로 2채나 소유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업계에 따르면 당시 LCT 로얄층은 24~25억원에 달했고, 분양권에 붙은 프리미엄만 3~4억원을 호가한다고 한다그런데 박 후보 LCT 분양권에 붙은 프리미엄만 남들의 4분의1에 불과한 1억원이었다. 박 후보가 LCT21억원에 구입한 것 자체가 특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LCT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은 비자금 수십억 원을 확보해 계약금을 대신 내주거나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을 분양가로 넘겨줬다고 한다박 후보도 이 회장으로부터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을 분양가로 넘겨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엘시티에 설치된 28억 원 상당의 조형물과 미술품이 박 후보 부인의 아들 회사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18억 원이 조금 안 되는 엘시티 조형물 납품 외에는 어떤 관련도 없다.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박 후보의 딸 부정 의혹과 전 부인 문제까지 전선을 확대했다. 김승연 전 홍익대 미대 교수가 박 후보 딸의 입시 부정 의혹을 제기까지 제기된 것이다. 결국 박 후보 측은 입시 부정 의혹을 제기한 김 전 교수 등을 상대로 5억 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조치에 나섰다.

그러면서 김 후보에 대한 라임 사태 의혹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라임사태 관련자들은 대부분 1심 재판 중이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데 유독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한 여권 정치인에 대한 로비의혹 사건은 재판은커녕 수사 자체가 답보상태라고 라임 의혹을 꺼내들었다.

국민의힘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김현성 대변인은 김 후보는 조사를 받기는커녕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6개월이 넘도록 일정조율만 하고 있다여권의 유력 정치인이라서 특혜를 누리는 것인가 아니면 법 위에 군림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김 후보가 국회 사무총장 시절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25천만 원을 수수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녹취록이 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민주당 부산지역 정.관.경 토착비리 조사 특별위원회 신동근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엘시티 의혹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김영배, 신 위원장, 임호선 의원. 2021.03.24. 뉴시스
민주당 부산지역 정.관.경 토착비리 조사 특별위원회 신동근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엘시티 의혹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김영배, 신 위원장, 임호선 의원. 2021.03.24. 뉴시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은 지난 2018년 부산 부산진구청이 김 후보 형 땅을 사들여 주민 편의시설을 지은 것은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김 후보와 친형, 구청장 사이 이뤄진 거래는 전형적인 내부자 거래로, 많은 대기업은 불법 내부자거래로 처벌받는다김 후보는 남 부동산 흠집 잡기를 하기 전에 본인 형제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이 과정에 어떤 내부 논의와 공모가 있었는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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