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대한민국 방산…땅에는 ‘K9’ 하늘에는 ‘FA50’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출한 T-50의 이라크형 모델 T-50IQ가 비행하는 모습.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출한 T-50의 이라크형 모델 T-50IQ가 비행하는 모습. [KAI]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개월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의 경제가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자동차 부품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국제유가도 오르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런 시기에 국내 산업계에서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방산 분야다. 한국의 방산 분야가 전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앞 순위에 들어가는 것도 맞지만, 해당 분야 경쟁이 치열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K방산이 글로벌 무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및 탄약운반장갑차 등 해외 거점 기지 ‘공장’ 착공
FA-50 및 T50 수출 및 성능 향상 인정받아… 유럽과 남미까지 계약 논의

지난 8일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市)에서 한화디펜스 장갑차 생산센터(H-ACE:Hanwha Armoured Vehicle Centre of Excellence) 착공식이 진행됐다. 국내 방산 분야 가운데 해외 생산 거점은 최초다. 이는 지난해부터 독일계 방산 기업과 경쟁을 펼친 뒤 한화디펜스가 얻어낸 쾌거다.  

질롱시 아발론 공항 내 15만m2(약 4만5000평) 대지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3만2000m2(약 1만평)규모의 공장과 시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방문 후, 한화디펜스와 호주 정부가 계약 체결을 마무리해 K9자주포의 호주형 모델 AS9 30문과 방호탄약운반장갑차 AS10 15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 기술력 바탕 국내 방산 ‘최초’ 해외 거점

지난 3월로 예정됐던 레드백은 오는 8월로 미뤄졌다. 레드백은 호주의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로 한화디펜스가 호주를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해 온 만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레드백이 결정되면 이번에 착공되는 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한화디펜스는 추가적인 수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한회디펜스에 따르면 수출 소식이 더 있다. 한화디펜스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폴란드, 필란드, 에스토니아 등에서 추가 물량이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발트3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이 전쟁에 대한 공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와 더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에 한화디펜스의 몫이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화디펜스의 호재와 더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오름세다. 러시아 전쟁의 영향으로 주가도 선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도 인정받는 분위기라는 풀이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두고, “민수의 빈자리를 방산이 채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1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2.31%(1200원) 오른 5만3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3개월간 오름세를 이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호주 빅토리아주 K9자주포 및 장갑차 공장 부지 착공식 기념 사진. [한화디펜스]
호주 빅토리아주 K9자주포 및 장갑차 공장 부지 착공식 기념 사진. [한화디펜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가도 경기도 좋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부터 올해에 이어 말레이시아, 세네갈, 콜롬비아 등과 T-50 수출을 논의 중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진 FA-50 경전투기의 유럽 및  남미 수출도 타진 중에 있다. 말레이시아와는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FA-50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T-50 전투기 6대 수출 계약을 마쳤고, 지난해 11월에는 슬로바키아의 방산 국영기업인 LOTN사와 FA-50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KAI의 기술력과 능력을 인정받은 것도 맞지만 외부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다”면서 “러시아제 무기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많이 있었는데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제재가 이뤄지면서 아무래도 서방 쪽 무기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가운데 T-50계열이나 FA-50계열의 성능에 대해서는 수입국이나 눈의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성능에 대해 전체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라며 “각 나라의 여건에 맞춰서 생산 방향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FA-50이나 T-50의 경우는 KAI의 방산 무기 성능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다. 이에 지난해부터 수출 실적도 나아지고 있으며 덩당라 주가도 함께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관계자는 “그렇다. 계약이 재개되고 있고, 여러 여건이 아무래도 마케팅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그는 “최근 수년간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이제 결과로 보여줄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나쁘지 않을 것이다”라며 “코로나19 회복세 가운데 민항기 (국제선) 탑승률도 올라가면서 민수 구조물 분야가 좀 더 나아지고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의 회복 수준을 넘어 플러스알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협상이 진행되던 국내 개발 방공유도무기체계인 천궁Ⅱ의 수출계약은 최근 마무리됐다. ‘한국형 사드(THAAD)’또는 ‘한국형 패트리어트(Patriot)’ 등으로 알려진 천궁Ⅱ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로 탄도탄 요격과 항공기 공격 대응 능력을 갖춘 최첨단 무기체계다.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3000억 원)에 이른다. 체계 종합 및 유도탄, 교전통제소를 맡은 LIG넥스원의 계약금액은 2조6000억 원, 다기능레이더를 만드는 한화시스템의 계약금액은 1조6000억 원, 발사대를 맡은 한화디펜스의 계약금액은 4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한화디펜스가 호주 수출 계약을 체결한 K9장갑차의 모습. 국내 방산 최초 해외 거점 생산 기지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된다. [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가 호주 수출 계약을 체결한 K9장갑차의 모습. 국내 방산 최초 해외 거점 생산 기지가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된다. [한화디펜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