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거짓 일변도’ 김원웅 체제에서 실추된 광복회 명예 회복에 앞장”

광복회장에 출마한 이형진 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이 13일 취재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두현 기자]
광복회장에 출마한 이형진 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이 13일 취재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두현 기자]

- “‘광복회 해체설’, 일하는 단체로 변모시켜 극복할 것”     
- 2세대 광복회장은 ‘발로 뛰는’ 실무형 리더십이 절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형진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68)은 독립운동가인 고(故) 이재현 지사의 후손으로, 평생을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사 재정립과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삶을 청년들에게 알리는 데 투신해 왔다. 그런 그가 지난 11일 22대 신임 광복회장에 출사표를 냈다. 현재 광복회장 자리는 전임 광복회장인 김원웅(78) 씨의 중도 사퇴로 공석인 상태다. 2019년 6월 광복회장에 취임한 김 씨는 ‘공금 횡령’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월 17일 임기 2년 8개월 만에 돌연 사퇴했다. 명색이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단체의 장이 비위 의혹으로 중도 하차한 것은 광복회가 설립된 이후 5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광복회는 오는 5월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내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김 씨와 관련,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다.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계승하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복지를 챙겨야 할 광복회장의 비위 의혹으로 광복회의 본질이 크게 훼손됐다”며 “김원웅 체제에서 실추된 광복회의 위상과 명예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형진 광복회장 후보와의 일문일답.     

- 광복회장으로 출마하게 된 배경은.

▲선대로부터 ‘투사는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라는 신념을 보고 배우며 자랐다. 독립운동의 근간은 청렴과 도덕성이다. 김원웅 체제에서 광복회는 지난 2년 8개월 동안 부정과 비리, 거짓, 좌편향된 역사관 등으로 명예와 위상이 크게 실추됐다. 이제는 광복회가 부정한 리더십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광복회는 1만7500여 명의 독립지사와 수십만 명에 달하는 독립운동 가문 후손들의 명예와 자긍심을 상징하는 단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2세대 광복회장은 선대들의 위업을 이어받기 위해 공부하고, 또 독립의 역사를 외부에도 알릴 수 있는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 저 이형진이 김원웅의 파행으로 흐트러진 광복회의 전열과 침체된 분위기를 다잡을 적임자다.  

- 김원웅 체제의 파행을 지적했다. 회장으로 취임한다면 광복회를 어떻게 수습해나갈 계획인가.   

▲독립운동에는 이념이 없었다. 애초에 나라를 지키는 데 이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다. 김원웅은 광복회에 ‘이념’이라는 전염병을 심었다. 이념과 진영논리로 광복회라는 조직을 갈라치기하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이들에겐 철퇴를 들이밀었다. 과연 독립투사 후손 단체로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

광복회의 본질에 집중하겠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을 중 그 누구도 낙오되는 이가 없도록 전원 포용하며 내부 화합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이후엔 발로 뛰며 생계가 어려운 독립투사 후손들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        

- 김원웅 전 회장은 좌편향된 이념으로 숱한 논란을 낳았다. 본인이 회장이 되면 회칙에 명시된 ‘정치 중립’ 원칙을 지키겠다는 말로 이해해도 되나.

▲그렇다. 저는 시민운동을 35년간 해왔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바 없다. 그렇기에 제가 지금의 광복군 기념사업회장을 맡을 수 있었다고 본다. 독립운동을 하셨던 아버지께선 늘상 “현실에 충실해라. 그 것이 애국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선대의 말씀을 늘 깊이 새기고 있다.    

광복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형진 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 [정두현 기자]
광복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형진 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 [정두현 기자]

- 광복회를 ‘정체된 조직’으로 보는 외부 시각도 있다. 향후 광복회가 조직 운영이라는 차원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저는 기업가 출신으로, 지금도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력을 활용해 광복회를 ‘기업형 조직’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파트별로 직무분석을 해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담하는 한편, ‘독립운동가 가계보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서 2세대·3세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인적사항과 정부 지원금 지급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  

- 광복회장으로 출마한 후보들은 누구인가. 

▲김진(74)·박희수(71)·정종국(64)·차창규(84)·허현(85) 광복회 대의원 등 저를 포함해 총 6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 광복회 대의원들이다.

- 후보께선 주로 외부 활동에 치중해 왔다. 광복회 내부 지지 기반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겠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대의원으로서 김원웅 체제에 동참했던 인사들이다. 특정인을 거론하진 않겠지만, 도덕성에서 치명적 결함이 있는 후보도 있다. 광복회라는 단체의 성격상 회장은 무엇보다 인성과 도덕적 자질에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 전임 회장이 부정 이슈로 중도 사퇴한 마당에 신임 회장마저 부정 이슈에 얽힌 인사라면, 광복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실제로 김원웅 체제에 피로감을 느낀 회원들 상당수가 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계신다. 며칠 전 (광복회) 지회·지부에서도 단체 쇄신과 혁신을 위해 힘써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주셨다.  

- 일각에선 ‘광복회 해체설’도 나오는데.

▲그렇다. 구태에 따라 회장을 선출한다면 기존의 악습과 고질적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에 광복회 회원들을 위해 ‘일하는 회장’을 뽑는다면 해체설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제가 광복회장으로 선출되면 ‘운영위원회’라는 기구를 별도로 설치해서 회장의 독주를 막을 장치를 마련토록 하겠다. 이를 통해 지도부가 일반 회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고, 의제를 적절히 조율하는 체제를 도입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광복회장은 군림하는 리더가 아닌 일하는 리더로서 대표성을 띠는 정도면 충분하다. 회장 권한의 상당 지분을 회원들과 운영위에게 귀속시키겠다.

이형진 회장이 공개한 김원웅 씨 부모의 공적서훈 문서 [정두현 기자]
이형진 회장이 직접 공개한 김원웅 씨 부모의 공적서훈 문서 [정두현 기자]

- 지난해부터 김원웅 전 회장 부모의 ‘서훈 날조’ 의혹을 파헤쳤는데.

▲김원웅 부모의 가짜 서훈 의혹의 실체를 밝힌 지 정확히 1년이 됐다. 지난해 7월 김원웅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김원웅은 부친(김근수)의 본적을 옮기고 개명해 공적 조서를 위조했고, 모친(전월선) 또한 실제로 독립운동을 했던 (전월선씨의 언니) 전월순으로 둔갑시켰다.

‘짝퉁 광복군’의 전말을 명명백백히 밝혀내는 것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정제 작업이다. 독립운동사를 능욕한 김원웅이 역사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추적하겠다.

-광복회장 후보로서 독자들과 광복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광복회는 1만7500여 명의 순국선열들과 그 후손들의 단체다. 불미스러운 일로 광복회가 국민들의 지탄을 받게 된 점에 대해선 광복회 소속 회원인 저 역시도 반성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제는 광복회가 바뀌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광복회를 만들어 달라. 제가 앞장서겠다. 광복회가 김원웅이라는 암막을 걷어내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제가 첨병이 되겠다.


※ 이형진 광복군기념사업회 회장(68)은

■ 학력: 서울 배재고등학교 졸업,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졸업, 송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

■ 사회경력: 안양지역 시민연대 대표, 안양시 일제수탈사위원장, 안양경찰 경찰발전위원회 수석 부위원장, 환경운동연합 안양천 감시단장, 안양시 서이면 사무소 일제수탈사 전시 시민위원장

■직장경력: 대우그룹 공채 입사, 삼화콘덴서 그룹 전자파사업 본부장, 현 에미텍(군 전자파대책 전문기업) 대표, 현 LTE-SOS System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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