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경감이 한강 유람선에서 나봉주 같은 여자를 보았다는 다음날 나봉주와 조준철은 경북 월성군 조은하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있는 별다리 마을에 갔다. 나봉주가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제의를 해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조준철도 누나가 남겨둔 아들 조민수가 어떻게 지내나 보고 싶기도 하던 차라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함께 나섰다.

고문직 교장은 무척 반가워했다. 조민수는 교장이 자기 집에 데리고 있었다. 그들은 그 날 밤 시골 교장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조그만 시골 방은 시골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배여 있었다. 자리에 누운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한참 뒤 나봉주가 먼저 조준철의 손을 가만히 잡고 나직이 말했다.

“그냥 잘 거예요? 우리밖에 나가서 한번...” 
“밖에? 그것 괜찮겠는데...흐흐흐...” 

조준철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일어났다. 두 사람은 주섬주섬 옷을 꿰어 입고 밖으로 나갔다. 보름달이 가까워서인지 달이 훤하게 마을을 비치고 있었다.
“어디로 갈까?” 
조준철은 봉주의 어깨를 감싸며 나직이 물었다. 초겨울이라도 이상하게 그렇게 춥지가 않았다.

“우리 학교 운동장에 가봐요.” 
봉주의 제의대로 그들은 마을 앞에 있는 학교로 갔다. 문이 열려있어 쉽게 학교 안으로 들어 설 수 있었다. 텅 빈 마당을 달빛이 채우고 있었다. 잎 떨어진 나무와 운동장가의 철봉대만이 기다란 달빛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을 뿐 적막하기 짝이 없었다. 그들은 손을 잡고 운동장을 한바퀴 돌았다.
“밤공기는 참 맛이 좋은 것 같아요.” 

봉주가 준철의 겨드랑이를 파고들면서 속삭였다.
“공기도 맛이 있나요?” 
“그럼요. 이럴 땐 달콤한 맛이라고 해야 옳은 것 같아요.” 
두 사람은 연못 옆의 나무 벤치에 앉았다. 앉자 말자 두 사람은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
“봉주야...” 

준철은 그녀의 입가에 뜨거운 입김을 뿜으며 말했다. 그의 손은 어느새 봉주의 스웨터 속으로 들어가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유방을 감싸 쥐고 있었다. 따뜻한 촉감이 손바닥을 통해 심장으로 전달되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나봉주가 속삭였다. 그녀의 작은 손도 준철의 사타구니를 파고 들어가 힘이 들어간 거시기를 움켜쥐었다.

“사랑해. 봉주야...” 
부드럽고 따뜻한 유방에서 전달된 달콤한 촉감은 준철의 심장으로 왔다가 차츰 밑으로 내려갔다. 준철의 숨결이 가빠졌다. 준철의 손도 밑으로 내려가 봉주의 스커트 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손은 팬티를 헤치고 더 아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아이!” 

여자가 무례한 침입자를 의식하고 무릎을 오므려 방어태세를 취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오히려 준철의 거시기를 공격하고 있었다.
“가만...” 

준철의 손은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헤집고 들어가 마침내 봉주의 비밀스런 삼각지에 도달했다. 까칠한 촉감이 무성한 비너스 둔덕의 상태를 잘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준철의 손바닥은  비너스 언덕을 마음대로 유린하고 다녔지만 여자는 방어를 포기했다. 준철의 손가락은 점 점 대담해져 이번에는 최후의 지점에 이르렀다.
“음~” 

봉주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준철은 더욱 대담하게 공격을 시작했다. 샘은 벌써 맑은 물이 솟아 주변을 흠뻑 적셔놓았다. 손가락이 미끄러웠다.
“흐읏!”

여자가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내 뱉었다.

<36> 학교 빈 복도의 정사

봉주가 더욱 밀착해왔다. 봉주의 손도 가만있지 않았다. 준철을 통째로 포로로 잡은 듯 움켜쥐었다.
준철은 더 참을 수 없는 듯 여자를 나무 벤치에 눕히고 옷을 마구 벗기려고 들었다.
“잠깐...” 

갑자기 여자가 바쁘게 놀리는 준철의 손을 잡았다.
“여기서는 안돼요.” 
“왜? 밖에 나가자고 했잖아?” 
“달님이 보아요. 우리 모습을 보고 얼마나 웃겠어요?” 
“쳇! 난또...” 

준철은 멈췄던 손을 다시 놀려 봉주의 스커트를 벗겨내려고 애를 썼다.
“정말 여기서는 안돼요. 달님뿐 아니라 저기 서있는 나무들도 다 본단 말이에요.” 
나봉주가 무릎을 오므리고 준철의 양쪽 귀를 잡고 키스를 했다.
“뭐야? 나무들이 본다고? 하하하...” 

“정말이에요. 우리가 뭐 포르노 배우예요? 우리 저쪽으로 가요.” 
나봉주가 벌떡 일어나 준철의 손을 끌고 걷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거야?” 
준철은 하는 수 없이 여자가 가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준철의 손을 잡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조그만 교실에는 낮으막하고 예쁜 책상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두 사람은 교실 안을 다 둘러보았으나 그들이 사랑의 보금자리를 만들 만한 공간은 없는 것 같았다.
“우리 복도로 나가봐요.” 
봉주는 다시 준철의 소매를 끌고 복도로 나갔다. 남쪽으로 난 창에서 달빛이 유난히 밝게 비쳐 들어왔다.
“여기 앉아요.” 

그들은 복도에 앉았다. 봉주가 먼저 스웨터를 벗어 바닥에 깔았다. 준철이도 옷을 벗어 복도에 깔았다. 그리고 더 참을 수 없다는 듯 봉주를 안고 그 위에 쓰러졌다. 우악스러울 정도로 황급하게 팬티를 벗겨냈다. 보드랍고 탄력 있는 피부에서는 향내가 나는 것 같았다.
그는 달빛을 등에 지고 그녀를 위에서 감쌌다.
“봉주야. 우리...” 

여자는 숨이 막혀 잠시 말을 끊었다. 달빛이 그의 등과 허리에서 리드미컬하게 춤을 추었다. 봉주의 심장 고동도 점점 빨라져 준철의 가슴에서도 느껴졌다. 봉주의 하얀 두 다리가 허공을 향해 허우적거렸다. 


[작가소개] 이상우는 60여 년간 편집기자와 경영인으로 일한 언론인 겸 추리 소설가다.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등 13개 언론사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등으로 일했고, 스포츠서울, 스포츠투데이, 굿데이를 창간했다.

오랜 경험과 기록을 바탕으로 역대 정권의 언론 탄압과 견제, 정계의 비화를 다룬 저서와 소설이 4백여 편에 이른다. 특히 추리와 정치를 깊이다룬 소설가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문화포장, 한국추리문화 대상 등을 받았다. '신의 불꽃', '역사에 없는 나라', '악녀 두번 살다', '세종대왕 이도' 등 베스트 셀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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