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고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됐던 A씨 조사 과정에서 마약복용 상태를 확인하고도 귀가 조치시킨 데 대해 국민적 공분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피해자는 현재 뇌사 상태다. [사진=뉴시스, 글=이창환 기자]
경찰이 사고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됐던 A씨 조사 과정에서 마약복용 상태를 확인하고도 귀가 조치시킨 데 대해 국민적 공분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피해자는 현재 뇌사 상태다. [사진=뉴시스, 글=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강남에서 마약류 약물 복용 상태에서 행인을 치고 현장을 이탈했던 일명 롤스로이스남 A씨를 귀가 조치시켰던 강남경찰서의 대응에 여론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인사사고까지 발생시킨 현행범을 마약에 취한 채 내보낸 경찰에 정치권과 언론의 질책이 이어지자 강남경찰서는 지난 18일 해당 남성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마약과의 전쟁이 선포되던 당시 “마약중독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질병이자 범죄이므로 마약범죄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각오로 강력하게 수사‧단속하라”면서도 “마약류 중독자는 하루속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치료‧재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범정부의 역량을 총 집결하겠다”라고 강조했지만, 일선 경찰은 아직 대통령의 강력한 주문에도 불구하고 이와 동일한 선상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경찰서는 A씨를 사고 직후 체포해 마약류 간이 검사를 시행했고, 마약 성분이 검출됐음에도 집으로 돌려보냈다. 대형 로펌 소속의 담당 변호사가 찾아와 A씨에 대한 신원을 보증하고 도주 우려가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해명.

하지만 사건 직후 48시간 내에 구속영장 청구와 더불어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면, 차량 사고 당시를 기점으로 마약 투여 시기나 정황 등에 대해 핸드폰 확인이나 주변 CCTV 조사 등이 진행됐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정부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에도 이런 기본적인 조사마저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풀려난 A씨의 사고 당시 영상과 이후의 관련 영상이 유튜브 등에 오르내리면서 경찰의 행동이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것. A씨는 사고 직후 피해자를 향해 한 차례 더 차량으로 가해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이후 차에서 내렸고 출동한 경찰에게 “내 몸에 손대지마. 안 죽었잖아”라고 소리까지 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찰은 여론에 못 이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뺑소니),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상해,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 등으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아직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실효성을 두고 여론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한편 SNS에는 A씨에게 마약류를 투여한 병원과 의사, A씨를 조사한 강남경찰서의 최초 대응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은 가운데 피해자는 뇌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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