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기본요금 1000원 인상, 심야 할증도 최대 40% 확대

[검증대상]
서울시의 공공요금 인상과 택시 요금 인상이 겹치며 서민 불만이 크다. 야간에 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지하철 첫차 운행까지 PC방·24시간 카페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느는 추세. 더불어 먼 거리를 공유 자전거나 킥보드로 이동하거나 캡슐호텔에서 밤을 새우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택시비를 부담하는 것보다 더욱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인상안과 함께 심야 버스 증차 및 운영 시간 증가, 노선확장 등 대안을 마련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일요서울이 확인에 나섰다.

야간 교통비 확대 따른 서민부담 급증… 그 대안은
서울시 ‘올빼미 버스 확대’ 및 ‘지하철 막차시간 연장’

[검증방법]
서울시 택시요금체계 개편안 보도자료
서울시 택시정책과 담당자 인터뷰
서울시 버스정책과 담당자 인터뷰
서울시 교통정책과 담당자 인터뷰
택시 이용객 현장 취재

[뉴시스]
[뉴시스]

[검증내용]
고물가 시대를 맞으면서 서민들의 곡소리가 늘어났다. 대중교통을 비롯해 택시비 인상까지 교통비 부담이 높아졌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지난 2월1일부로 1000원이 올라 4800원으로 인상됐고, 기본거리는 현행 2km에서 1.6km로 단축됐다. 심야 할증도 최대 40%가 적용돼 이용에 상당한 부담이 드는 상황이다. 더욱이 심야 할증은 기존 대비 2시간 앞당겨져 오후 10시부터 적용된다. 

야간 아르바이트 종사자나 취업준비생, 야근이나 회식이 끝난 회사원까지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시민들의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택시 대신 지하철 첫차 운행을 기다리며 PC방·24시간 카페에서 대기하거나, 공유 자전거·킥보드에 이어 캡슐호텔까지 이용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택시비 인상 계기에 대해 택시정책과 측은 “첫째로 ‘적자’, 둘째로 ‘승차난’을 해소하기 위함”이라 밝혔다. 이어 “‘2021 택시 운송원가 분석 및 산정 용역’을 근거로 수입과 지출을 분석했을 때 19.3% 택시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아가 “2022년 4월부터 시작된 승차난 해소를 위해 심야 할증률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택시 요금 조정안은 시의회 의견 청취와 물가대책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그 결과 많은 시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택시비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서울시는 대비했을까. 서울시 택시정책과는 “시에서는 ‘올빼미 버스(서울시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운행하는 심야 전용)’를 확대하고, 지하철 막차 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대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3개 노선 연장을 포함해 버스를 기존 74대에서 111대로 37대 증차했다. 이어 유동인구가 많은 노선(N15, N26, N61, N62)은 배차 간격을 기존 30분에서 최대 10분까지 줄였다. 더불어 2020년 4월 중단됐던 지하철 심야 운행을 지난해 5월부터 1시간 연장(오전 12시 → 오전 1시)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밤 시간대 택시를 자주 이용했다는 A씨는 “아직 심야 대중교통이 충분치 않다.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고, 같은 시간대 택시를 이용해왔던 동료 B씨는 “택시가 서비스는 이전 상태로 머물러 있는데 요금만 올린 것 같다”라며 “먹고 살기 힘든데 교통요금은 더 부담스러워 졌다”고 지적했다.

야간 아르바이트 종사자 C씨는 “주점에서 야간 근무가 끝나면 평균 새벽 1~2시쯤이다. 지하철 운행은 종료된 시간이지만, 3만 원 가량의 택시비가 부담돼 4000원을 내고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첫 버스 운행시간에 귀가한다”고 호소했다.

취업준비생들 역시 경제적 문제를 호소하며, 대중교통 요금 감면과 운영 확대를 요구한다. 이들은 “아직 구직을 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가 않다. 심야버스 노선이 다양하지 않아 신촌에서 사는 곳까지 가기 위해선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지하철 첫차 시간까지 카페에서 책을 더 보거나 핸드폰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올빼미 버스’ 증편과 노선확장에 대한 추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월6일 시의회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 관련 의견청취안을 올렸고, 이어 2월10일 공청회를 열어 인상 추진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공요금 동결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정부가 운영하는 도로·철도 등 공공요금은 최대한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겠다”며 “지방정부도 민생 안정의 한 축으로서 지방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도 일부는 수용하지만 향후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 서울시 교통정책과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지속 추진해왔으나, 상반기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추진 계획은 논의 중이지만, 대통령의 (중앙정부) 동결 지시 등으로 (서울시도) 지속적인 검토를 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 답변했다. 

[검증결과]
일요서울 취재결과, 서울시는 ‘택시비 인상에 따른 교통비 문제’와 관련해 불만,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대안을 마련한 것은 대체로 사실로 보인다. 분명 택시요금 인상 전 ‘올빼미 버스’의 3개 노선 연장을 포함해 버스 수량을 늘렸고, 수요가 높은 노선의 배차 간격을 줄였다. 지하철 막차 시간도 새벽 1시까지 1시간 연장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향후 정책 마련 시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안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효과적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요구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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