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관련 예산, 이미 국회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뉴시스]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질병관리청이 2024년도 희귀질환자 지원 예산과 관련 증액 요청을 했으나, 오히려 31%가 감액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김영주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이라고 비판했고, 기획재정부는 “이미 예산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의 2024년 예산안 등을 분석한 결과 ‘희귀질환자 지원 사업’ 예산이 31% 이상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사업은 저소득층 희귀질환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의료비 및 간병비, 장애인보장구 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희귀질환자 지원 사업을 받는 환자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자는 본인부담금의 90%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지원받고, ‘희귀질환자 의료비지원사업’을 통해 나머지 본인부담금 10%를 추가로 감면받을 수 있어 의료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희귀질환은 진단과 치료비용이 비싸고 장기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저소득층 희귀질환자와 가족들에게는 매우 절실한 복지사업이다. 현재 이 사업을 통해 매년 2만 명 이상의 희귀질환자들이 평균 290만 원 수준의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다.

질병청 증액 요구했지만… 정부는 134억 삭감

주무 부처인 질병관리청(질병청)은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대상 질환을 확대하고, 초고가 약제에 급여 비용 등을 감안해 2023년 예산보다 10% 증액한 472억 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희귀질환자 예산을 대폭 삭감해 296억 원만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질병청 요구안 대비 62%만 반영된 것이며, 2023년 예산 대비 31% 즉, 134억 원이 삭감된 것이다.

이와 관련 김영주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긴축재정 시행을 위해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편성하고 일방삭감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예산 삭감은 가뜩이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희귀질환자와 가족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요서울 취재진에게 “기재부가 예산을 편성하는 당국이긴 한데, 사업 자체는 각 부처, 보건복지부 소관이다”라며 “일단 이미 예산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라, (희귀질환자 예산 삭감 관련) 어떤 입장을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자복지 개혁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국정 철학에 의문을 품고 있다. 희귀질환자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하루빨리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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