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 개런티에 수십억 제작비로 엄청난 수익’ 대부분 허풍 최근 ‘이혜영 20억 누드집’계획도 투자자 사기극으로 드러나 수십억 개런티, 수백억대 제작비, 철저한 보안이 생명인 비밀 프로젝트. 무슨 블록버스터급 영화라도 만드느냐고? 대답은 “NO”다. 바로 ‘연예인 누드’ 촬영에 거론되는 ‘억’소리나는 비용이며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유별난 홍보전략을 얘기하는 것이다. 올 초 성현아 누드집을 시작으로 김지현, 권민중 등이 가세하면서 누드열풍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떠들썩한 ‘연예인 누드’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십억· 수백억 제작비와 엄청난 수익 등은 상당부분 거품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 않겠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100억대 누드 프로젝트가 한 투자자의 계획적인 사기행각으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고 가수 김완선이 소속사와 상의 없이 비밀 누드 촬영을 진행해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무분별한 벗기기 경쟁에서 기인된 ‘폐단’인 것이다.

<일요서울>은 연예인 누드 열풍이 한차례 몰아친 후 최근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후유증에 대해 취재했다.“처음에는 투자자가 여럿이었죠. 임모(해피엔럭셔리 대표)씨는 그 중 한 명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자신이 단독으로 전액 투자하는 조건이 아니면 못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임모씨에게 전액 투자를 맡겼죠. 사실 우리 입장에서도 1명의 투자자가 거액을 한꺼번에 내놓는다면 더없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놓고서 이런 사기행각을 벌이다니…. 지금 계약을 한 스타들 외에도 다른 투자자들에게까지 내 입장이 난처해졌어요. 정말 나쁜 사람이다. 꼭 잡을 겁니다.”톱스타 5명의 누드 프로젝트 제작을 담당했던 종합엔터테인먼트사 튜브 레코드 이천희 사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7일 변호사를 통해 검찰에 임모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천희 사장은 현재 잠적한 임모씨에게 100억 펀딩을 받아 톱스타 1인당 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 누드집을 낼 예정이었다.

일찌감치 섭외가 된 탤런트 겸 가수 이혜영, 스포츠 스타 김동성 외에도 여성 톱스타 3인과 계약을 놓고 의견 조율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튜브레코드의 전직원들을 투입시켜 누드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제작 발표회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100억을 전액 투자하기로 한 명품 유통업체 해피엔럭셔리 대표 임모씨가 잠적해 버린 것이다. 사실, 당초 섭외된 모델 이혜영과 김동성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개런티 입금을 차일 피일 미룬 것으로 보아 이번 프로젝트는 초기부터 이상 조짐을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제작사 측은 괜한 잡음만 생길 것 같아 쉬쉬하며 수습에 나섰는데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이천희 사장은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됐다”며 하소연했다.일차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세부적인 특약사항을 협의 중이었던 이혜영이나 김동성 등의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됐다. 투자자인 임모씨와 함께 기자회견까지 펼치는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그것이 사기행각으로 드러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제작사인 튜브레코드 측은 현재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계약이 체결된 모델들과는 재협상에 들어가는 등 누드 프로젝트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사기행각에 휘말린 뒤라 모델 섭외에서부터 커다란 장애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100억원 투자. 제작사는 그 유혹에 넘어간 것이고 연예인들 역시 수십억 개런티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 일은 참으로 어설프고 엽기적인 사기행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이에 현혹됐다는 것은 사회적인 누드 열풍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욱 황당한 일도 있다. 누드 촬영을 위해 필리핀으로 떠난 연예인은 있는데, 소속사도 모르는 일이고 누드 프로젝트를 담당한다는 업체도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고 있다. 가수 김완선이 지난 6일 극비리에 누드 촬영을 시작한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그녀의 소속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언론 보도를 통해 김완선씨의 누드 촬영 사실을 알게 됐다. 아무것도 몰랐다”며 황당해했다.

알려진 대로라면 이번 누드프로젝트의 진행은 성현아의 소속사이자 그녀의 누드집을 제작했던 ㈜EMG네트워크(대표 오재현)가 하는 것이다. 팬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EMG라는 곳의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회사에서 조사에 들어갔다. EMG 쪽 직원은 자신들도 모르는 일이라고만 한다. 현재 김완선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정확한 상황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13일 경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가 돼야 이번 일의 전모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만일 필리핀에서 누드 촬영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계약위반에 대해서 검토해야 할 일일 것이다”며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한편, 새롭게 계약을 체결했다는 EMG 측 관계자는 “우리도 신문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 현재 상황을 파악중이다. 계약과 관련한 서류는 내가 검토하는데 김완선씨 서류는 본 적이 없다”고만 말할 뿐이다.

누드 촬영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이곳의 오재헌 사장은 며칠째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EMG 직원은 “사장님은 서울에 계시고 업무중이시다. 문의 전화가 폭주해 휴대폰을 꺼 놓으신 것 같다”며 김완선과 함께 누드 촬영에 동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반 출시 문제로 현 소속사 팬엔터테인먼트에 불만을 품고 있던 김완선은 EMG 측과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고 누드 촬영에 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13일 이후 김완선이 귀국하면 어떻게 된 일인지는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누드 촬영으로 인한 현소속사와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 결국 누드 때문에 법정 분쟁까지 불러일으키는 볼썽 사나운 모양새를 연출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드 열풍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아직도 글래머 톱스타들에게는 누드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와 같은 추세를 이해할 수 없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연예인 누드가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일본처럼 ‘자유롭고’ ‘확실하게’ 누드를 담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솔직히 말해 연예인 누드라고 해도 모두 비슷한 수위에 천편일률적인 마케팅으로 승부하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연예인 누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또다른 관계자는 “보통 연예인들은 누드를 찍는다면 10억원 대의 개런티를 받는 줄 아는데, 어림없는 소리다. 알려진 것만큼 수익이 발생되지 않는데 어느 투자자가 그렇게 큰돈을 개런티로만 내놓겠는가. 보통 CF 개런티의 서너배 정도, 아무리 많아야 5억원 이상 주는 것은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접속자 수가 수백, 수천만이니 어쩌니 하는데 실제 유료 결제자는 그중 극소수다. 그나마 모바일 쪽이 돈이 되는 편이긴 하지만 말처럼 수십억 수익을 올리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