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기간중 미고위 인사들과 북핵문제 등 논의 후문일부서“지자체장 한계있는데 너무 앞서간것 아닌가”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벌써부터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외국방문과 잦은 행사참여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의욕적인 손 지사의 대외활동이 대권을 염두에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손 지사 측은 “이제 도지사로서 1년이 된 시점에서 벌써부터 대권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인사들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경기도 의회 의원들은 손 지사를 차기 대권후보로 염두에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은퇴이후 뚜렷하게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 없는 한나라당은 최병별 대표와 홍사덕 총무체제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최근 “우리 당에는 십 수명의 유력한 대권 주자들이 있다”며 “2005년이 되면 다음 대선과 관련된 움직임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차기대권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최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차기를 노리는 대권주자들에게는 귀가 솔깃한 말로 내년 총선이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수 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두고 한 정치권 인사는 “최 대표가 민주당의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동영, 추미애 의원 등에 필적할 만한 상대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의 차기주자들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가운데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은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 지사.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사업 등 굵직한 사업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 덜했던 손 지사도 최근 외국방문 등을 통해 굵직한 인물들과 회담을 갖고 외교적인 성과를 가져오는 등 국제적인 인물로 거듭나며 급부상하고 있다. 손 지사의 미국과 유럽 방문은 경기도의 외자유치와 관련된 경제활동이 주목적이었고 나름의 성과를 가지고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손 지사의 미국에서의 행보는 눈길을 끌었다. 손 지사는 미국에서 미 정부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주한미군 재배치와 북한 핵문제 등 양측의 관심사에 대해 집중 논의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현안 해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 손 지사는 피터 로드먼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 제임스 켈리 미국무부 아·태 담당 차관보, 크리스토퍼 라플러 동북아 안보특사 등을 만나 북핵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손 지사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도지사로서 너무 앞서 나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것. 경기도내 미군 재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갖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것이라지만, 북핵문제 등 현안문제를 거론한 것은 도지사로서 너무 앞서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손 지사 측은 “미국의 요청이 강해서 만났고 주한 미군 2사단의 재배치 문제는 경기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들을 만나 경기도의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도 의회의 L의원은 “한나라당 출신의 의원들 중 일부에서도 지자체장으로서 ‘도’를 조금 넘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북핵문제는 경기도지사가 만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고 전했다.그는 또 “도내 일부에서는 잦은 행사에 대한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손 지사의 행보를 추켜세운 의원들도 많았다. 무소속의 오병익 의원은 “경기도의 민감한 사안인 주한 미군 재배치 문제를 언급한 것은 물론 북핵문제를 거론한 것 역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오죽하면 ‘손 지사가 직접 나서야 했을까’라는 점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현정부를 비판했다. 오 의원은 또 “손 지사의 행보를 비난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며 오히려 그의 당당한 행보에 박수를 보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모 의원도 “경기도지사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보다”면서 “그런 해석은 너무 억측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지사의 행보가 대권행보로 비쳐지고 있는 것은 주변 인사들의 과잉충성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도의원은 “손 지사는 대권과 관련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과잉충성하는 일부 측근들이 손 지사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견임을 전제로 “한나라당 경기도 정서가 손 지사로 모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도의원들도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60%이상 결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대권도전은 전국라인을 구축해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차기는 힘들다고 보며 오히려 한 번 더 도지사를 하는 것이 더 이로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경기도 한 도의원은 “도의원들이 말은 아끼지만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 공사문제가 화두로 된 적이 있는데 이때 모 의원은 이 시장이 하고 있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경기도 지사도 뭔가 큰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었다”고 말했다. 이는 손 지사의 핵심사업인 영어마을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에 비해 국민적 관심도 다소 떨어진다는 것. 그러나 정작 손 지사측은 “대선은 아직 멀었고, 지금은 도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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