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분양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분양횡령 사건으로 시작된 검찰수사가 점차 정치권 ‘뇌물스캔들’로 번지고 있어 ‘행여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정치권이 뒤숭숭하다. 굿모닝시티 회장인 윤씨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정치인은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강운태, 허운나, 김한길 전의원 등이다. 이들 인사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리된 정치후원금”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그외 돈이 건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윤씨와의 친분관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검정고시 출신인 윤씨는 평소 검정고시인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다.

강운태 의원은 전국검정고시총동문회 회장으로 윤씨와 잘 아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과 관련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동문회장으로 윤씨와 함께 사진 일부 외부 노출강의원측 “후원금으로 천만원 받은 것 밖에 없다”굿모닝 회장인 윤씨는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만해도 개발업계나 지역사회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1조 규모의 동대문 굿모닝시티 패션몰을 성공리에 분양시키며 그는 일약 성공한 인물로 부각됐다. 여러 언론에서도 그를 ‘실패를 딛고 일어선 목수의 성공신화’로 그를 소개했다. 윤씨의 ‘성공신화’중 가장 크게 부각된 부분은 중졸·고졸 검정고시를 통해 연세대까지 입학했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해,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까지 입학한 그야말로 ‘대단한(?)’ 사람으로 그는 평가받고 있었다. 그래서 검정고시 출신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상당하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윤씨는 지난해 2002년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 회장으로부터 ‘2002년 자랑스런 검우인상’을 수상했다. 당시 윤씨에게 상을 수여한 사람이 바로 총동문회 회장인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다. 당시 수상사진은 전국검정고시 총동문회 홈페이지와 일부 언론에 소개됐다. 강운태 의원은 지난해 윤씨로부터 1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허운나 의원 1천만원. 김한길 전의원 5백만원 등)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의원은 적잖은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원측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에게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그외 있을 수도 있는 검은 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식으로 정당한 후원금에 대해서 매도하는 것은 부정하게 돈을 받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의원측 입장과는 달리, 검찰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1천만원 뿐이겠느냐” 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강의원측은 “합법적인 정치자금에 대해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는 것에는 일부 음해세력의 모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깅의원이 이러한 의혹의 한복판에 서게 된 이유는 강의원과 윤씨가 검정고시총동문회 선후배 사이인데다, 두 사람이 함께 한 사진이 일부 외부로 노출됐기 때문. 강의원은 지난해 총동문회 회장 자격으로 윤씨에게 ‘자랑스런 검우인상’을 수여했다.

또 지난해 검정고시 총동문회 송년의 밤에서도 강의원과 윤씨는 나란히 케이크를 자르기도 했다. 검우인상을 수여하는 모습과 케이크 자르는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은 당시 강의원과 윤씨가 어떤 관계였는지를 짐작케 하는 단서가 되고 있는 셈.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두 번 공식행사때만 만나겠느냐”는 의혹어린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강의원측은 “후원회때는 윤씨를 알지도 못했고, 나중에 후원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 언제 윤씨를 알게 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검정고시 총동문회 행사때 만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강의원측은 “검우인상 수상은 회장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동문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에 대해서 회장자격으로 수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강의원과 윤씨가 검정고시 동문이라는 매개가 있다고 해서 로비를 했거나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강의원측도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식석상에서 몇번 만났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후원금을 받은 것 뿐이라는 게 강의원측 입장이다. 사건직전 이미지 광고 통해 중도금 불입유도 계획굿모닝시티 상·하반기 예산내역 상반기 비해 1억여 광고비 증폭 경영악화 개선 돌파구 몸부림

굿모닝시티는 이번 사건이 터지기 직전인 6월초 사업진행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 이미지 광고·홍보에 대한 전략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본지가 최근 입수한 〈굿모닝시티 하반기 광고·홍보 계획 및 예산안>을 통해 확인됐다. 굿모닝시티측은 자금운용과 중도금 수금 차질과 해약속출, 계속되는 약속불이행 등으로 인한 투자자 반발, 동대문 출입기자들의 의구심 등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광고·홍보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계획서는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광고·홍보를 통해 고객의 중도금 불입을 유도해야 한다는데 그 목적으로 두고 있다. 여기에는 사업부지인 G빌딩 철거 지연을 통한 투자자들의 해약을 최소화시키고, 중도금을 시급히 거둬들이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광고·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굿모닝이 착공지연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중도금 납입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이미지 광고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굿모닝시티측은 이미 분양이 끝난 상태라서 특별히 광고·홍보를 해야할 필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보다 그 예산을 1억이상 높게 책정했다. 본지가 입수한 홍보실 상반기 결산 및 하반기 예산내역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매체광고, 인쇄물, 지하철 광고 등 광고 비용으로 4억3천여만을 집행한 반면 하반기에는 5억1천여만원에 달하는 예산안을 세웠다. 굿모닝시티측이 이처럼 분양이 끝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광고비를 늘린데에는 투자자들의 중도금 연체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광고비를 더 들여서라고 돈을 수금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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