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민주화 열망 자랑스럽다지난 87년 4·13 호헌조치 이후 군부내 군장성 30여명이 발표하려 했던 선언문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이 선언문 작성에 처음부터 관여했던 안 장군은 “6·29선언이 없었다면, 이 선언문에 30여명의 군 장성의 자필 서명을 받아 공개하려 했다”고 밝혔다.안 장군은 당시 군부는 이 선언문을 통해“‘국민의 민주화 열기’에 대한 지지와 함께 ‘민주화 열기’에 편승해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불손세력과 정치권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고 덧붙였다.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선언문 서두에는 “우리(군부)는 사상 초유의 국민적 합의에 의한 민주정부수립과 사회 전반의 민주발전에 대한 뜨거운 국민적 열망을 지켜보면서, 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자랑스러움과 이를 위해 신명을 바쳐 국 보위의 소임을 더욱 더 충실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6월 항쟁 당시 국민적 합의에 의한 민주정부수립에 대한 사실상 군부의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이어 선언문에는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민주화 열망을 불순한 의도로 이용하려는 세력에 대한 경고도 하고 있다.기존 정치권에 대해서는 이번 대통령선거를 통해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국론 수습이 어려울 것이란 심각한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이어 선언문에는 “창군 이념을 언급하며, 80년에 이어 군을 또다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군과 나라를 위해서도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와 함께, 현 시국에 대해 국민들께 드리는 10여가지의 당부 내용도 포함돼 있다.안 장군은 “정권 위기와 국가 위기는 엄연히 구분해야 함에도 당시 정권은 국가 위기라며 군대를 동원하려 했다”며 “이에 선언문에는 이를 호도, 군을 동원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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