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갈등 와중에 한나라 성토 한 목소리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외교를 ‘등신외교’로 비하한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국회 파행으로 비화되고 있다.여야는 9일 오전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섰으나 이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 의원 전원이 오후 회의에 불참하는 등 국회가 파행 운영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신당론을 둘러싼 신-구 갈등 와중에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며 한나라당과 이 의장을 집중 성토했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 등은 점심 시간에 이 의장의 발언을 전해 듣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오후 2시10분께 국회 본관에 모인 의원들은 신-구주류 가리지 않고 시종 격앙된 분위기속에 한나라당과 이 의장의 발언을 비난했다.중도파인 배기선 의원은 “국가의 위신과 체면, 국익을 고려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때가 있다”면서 “대한민국 상징인 대통령을 능멸한 한나라당을 용서할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구주류인 설훈 의원은 “’오냐 오냐 하니 할아버지 상투를 틀어쥔다더니 대통령이 아직 외교활동중인데 야당의원이 욕지거리를 했다”면서 “단순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단호하게 대처,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주류인 송영길 의원도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서도 숱한 유사한 사례가 있었지만 고쳐지지 않고 똑 같은 일이 반복됐다”면서 “한나라당은 잇따른 망언을 하는 일본의 자민당이나 우익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신기남 의원은 “아무리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더라도 집권 여당으로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반드시 박 대표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정균환 총무도 의원총회 직후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에게 이 의장의 당직 해임과 박 대표의 사과 등 민주당측의 4가지 요구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 총무는 “총무회담을 할 생각이 없다”고 거부해 당분간 국회 파행 운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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