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대통령 2년 선배 김지완 사장 영입’ 뒷얘기 무성신상우 평통수석부의장은 역차별 받다 중용된 케이스로 꼽혀최고 권력층과 친분설 썬앤문 문병욱 회장은 뇌물공여 등으로 구설수‘노무현의 핵심 브레인’중 주목받는 그룹이 부산상고 인맥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후, 부산상고 출신들이 정·관·재계, 금융권의 요직을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노 대통령과 고교동문이라는 인연과 대선때의 공적(?) 등으로 권력가까이에 근접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동문이라는 사실을 이용, 각종 이권에 개입하려고 시도하려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단지 동문이라는 이유 때문에 역차별을 받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부산상고 출신인사들의 명암을 들여다봤다.노무현 대통령의 모교이자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부산상업고교’. 지난 1898년 개교이래 지금까지 90회 3만여명에 육박하는 졸업생을 배출하며 부산 명문고로서 자리매김했다.특히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이 참여정부 핵심 인재풀로 급부상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통령과 동문이라는 사실을 이용, 각종 사기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하면서, 동문들이 적지 않은 수난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최근 노 대통령의 재계 인맥으로 손 꼽혀온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이 검찰에 전격 구속돼 충격을 주고 있다. 문 회장은 세금을 감면 받기 위해 국세청 등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문 회장은 지난해 3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한 감세를 청탁하기 위해 수억원대의 로비자금을 서울국세청 감사관 홍모씨 등에게 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구속은 여러 가지로 의미를 낳고 있다. 문 회장은 서울에 빅토리아 호텔, 경기도 이천에 미란다 호텔 등을 소유하며 성공한 호텔사업가로 알려진 인물. 게다가 노 대통령의 재계 인맥으로 주목받기도 했다.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4년 후배인 문 회장은 최근 권력층과의 친분설이 나돌면서 주변에 여러 가지 소문이 따라다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동기생인 박모씨가 노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정권초기 노 대통령과 고교 동문이라는 친분을 이용한 사기행각 사례가 늘면서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의 운신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청와대에서도 이처럼 부산상고 출신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대통령의 부산상고 지인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아직도 정·재계에서는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인맥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최근 현대증권 사장으로 영입된 김지완 사장을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많다.김 사장은 부산상고와 부산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부국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경제계의 주요 인맥으로 분류됐고, 참여정부가 시작되면서 주요 증권유관기관장의 물망에도 오르내렸던 인물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김 사장을 영입한 것을 놓고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이 김 사장을 영입한 것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중심으로 이뤄진 현대증권 매각작업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것. 현대증권은 김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정부의 입김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에 노조측은 “김 사장의 영입은 시대착오적 학연 인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노조측은“김 사장의 선임은 학연과 지연에 얽힌 정치적인 인사로서, 이는 현정부의 개혁정책과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부산상고 출신들이 수난(?)을 겪고 있지만 아직도 정·재계와 금융권 등에서는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을 잡으라’는 특명이 내려질 정도다. 우선 금융계에서는 최근 부산상고 출신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제 2인자’도 부산상고 출신.지난 5월 취임한 이성채 부총재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부산상고를 졸업했으며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서울대 상대에 입학한 실력파. 노 대통령의 2년 선배인 그는 과묵하지만 논리적 사고와 업무능력이 돋보여 한은을 이끌어갈 기둥으로 손 꼽혀왔다.대통령과 동문이라는 이유 때문에 역차별이 우려됐지만, 결국 한은 부총재에 올라 부산상고의 저력(?)을 또 한번 보여준 셈이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금융계 인물로는 제일은행 이충정 부장이 꼽힌다. 노 대통령의 고교동창이자 단짝 친구인 그는 노대통령 당선이전 일선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얼마전 본점 특수영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부산상고 출신인사들이 요직으로 임명되며 각광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부산상고출신 ‘노무현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사람으로 신상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꼽힌다.지난달 평통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신 부의장은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로 수시로 격의없이 정치적인 조언을 하는 사이.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뒤 탈당해 민국당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대선 때 노 대통령의 부산지역 후원회장을 맡아 적극 도왔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 출범이후 조성래 변호사 등 노대통령의 부산 인맥들이 주축이 된 ‘부산정치개혁추진위’의 상임고문을 맡기도 했다.이 때문에 신 부의장은 지난해 노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을 정도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원장 등 새정부 주요직 하마평에 올랐지만 역차별(?)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다 이번에 평통수석부의장 자리를 꿰차며 다시 한번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이외에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부산상고 출신 동문으로 뜨고 있는 인물이다. 노 대통령의 1년 후배인 최 비서관은 부산상고 재학시절 독서실 총무를 하면서 노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노 대통령이 변호사시절 사무장을 맡으며 20여년간 노 대통령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다.부산상고 출신 인사 중 노 대통령의 2년 후배인 조영동 국정홍보처장도 눈에 띈다. 부산 일보 초대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노조위원장 시절 파업 현장에서 찬조 연설을 했던 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인맥. 노 대통령의 1년 선배인 이 본부장은 삼성화재 대표 시절 노 대통령을 고문변호사로 위촉할 정도로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밖에 재계인사로는 김찬두 두원그룹 회장, 박득표 포스코건설 회장 등도 활발히 움직이는 부산상고 인사들이다. 노 대통령은 “그간 특정 학벌·지역 인사들이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지연·학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부산상고출신 인사들이 친분관계 이상으로 움직일 여지가 거의 없다.그러나 부산상고 출신 인사들 주변으로 권력을 좇는 사람들이 몰릴 경우, 역대정권에서처럼 학연을 이용한 각종 비리가 재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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