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게이트’와 관련한 ‘음모설’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 핵심 참모인 안희정씨의 최근 행보를 둘러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청와대 386세력 ‘굿모닝리스트’ 제보 의혹 상황서 속내 드러내‘친위 쿠데타로 신주류 중진들 제거’설과 맞물려 발언 배경 주목‘굿모닝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여권은 굿모닝게이트 파문으로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의원들도 굿모닝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유력 일간지는 김원기 고문 등 신주류 핵심 의원들이 굿모닝시티로부터 거액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실명으로 보도하기까지 했다. 물론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법적 대응은 물론 음모론을 제기하며 발설자 추적작업에 나서고 있다. 신주류 일각에서는 청와대 386참모진을 제보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굿모닝게이트 파장이 여권 내부의 권력암투로 비화되고 있는 분위기다.김원기 고문을 비롯한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이해찬·신계륜 의원 등 여권 실세들이 굿모닝시티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는 동아일보 16일자 보도는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선 굿모닝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정치인 명단이 끊임없니 나돌았다. 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하고 취재원이 정확하지 않아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영문이니셜로 ‘굿모닝리스트’ 명단을 보도하는데 그쳤다.따라서 동아일보의 리스트 실명 보도는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실명으로 보도된 인사들 모두가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현정부 실세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실명이 공개된 인사들은 즉각 반발하면서, 순차적으로 법적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또 신주류 일각에선 ‘음모설’을 제기하고 있다.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지 않은 명단을 언론에 흘린 배경에는 분명 불순세력과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져 있을 것이란 관측.신주류측은 정대철 대표측과 청와대 386세력을 그 불순세력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도 보도 다음날 음모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정 대표는 굿모닝게이트로 코너에 몰리자 대선자금 카드를 꺼내들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물타기 전략’ 차원에서 실세들 명단을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신주류측 일부의 시각이다.

그러나 신주류측 다수는 음모론 배후세력으로 청와대 386세력을 의심하는 분위기다.이와관련, 신주류측 핵심 의원은 “청와대 안팎의 386세력 몇명이 조율해 명단을 흘린 것으로 안다”며 “자체 조사를 벌인 청와대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음모론 배경과 관련해서도 이 핵심의원은 “신주류가 추진하고 있는 신당창당이 지지부진한 데다 기존 민주당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필패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이들 신주류 중진들을 정리하는 동시에 신당 창당 명분 축적용으로 명단을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이처럼 386세력 일부가 명단제보 세력으로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집권당 사무총장을 해보고 싶다”는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의 발언 배경을 둘러싼 억측도 난무하고 있다. 안 부소장은 최근 월간중앙(8월호) 인터뷰에서 “집권당의 사무총장을 해보고 싶다. JP는 서른여덟의 나이에 공화당 의장을 했다.

40대 후반쯤 남의 욕이나 하고 사는 그런 무기력한 인간이 되기는 싫다”고 말했다. 그는 또 “21세기 신주류론은 세대교체와 역사적 주역의 교체를 의미한다”며 세대교체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부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희망이 아닌 최근 정국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 같다”며 “안 부소장이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이자 386세력의 리더격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그의 발언을 쉽게 넘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의 말처럼 안 부소장은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다. 친구 사이인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함깨 ‘좌희정 우광재’로 통할 정도다.비록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안 부소장에 대한 노 대통령의 애정과 신임은 지금도 각별하다.지난달 중순경 노 대통령이 여론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안 부소장을 청와대로 불러 위로했다는 사실에서 그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임을 엿볼 수 있게 한다.노 대통령 당선후 안 부소장은 청와대 입성이 예상됐으나 스스로 당에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직을 맡았다.

결과론이지만 그가 청와대 대신 민주당 잔류를 선택한 배경에는 집권당 사무총장직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부소장을 비롯한 386세력이 당을 장악하기 위한 물밑 플랜을 가동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이른바 ‘386세력의 당 장악 플랜’은 내년 총선 필승 전략과 맞물려 있다. 당초 민주당 신주류는 신당창당을 통한 새로운 정치구도와 더불어 노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할 든든한 정치세력을 구축할 계획이었다.하지만 신주류가 추진하고 있는 신당론은 구주류의 반발에 부딪쳐 이렇다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나라당 개혁파가 먼저 탈당해 범개혁신당 창당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신주류 좌장격인 정대철 대표마저 굿모닝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검찰과 대치하고 있다. 신당 명분은 퇴색되고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렇게 가다간 내년 총선은 말할 것도 없고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운 정국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노 대통령과 코드가 가장 잘 맞는 386세력이 위기극복과 내년 총선 승리 플랜을 계획하고 그 일환으로 신주류 중진 제거 및 당 장악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와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386세력들이 작금의 정국 위기 극복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른바 ‘386세력 친위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리도 나돌고 있다.실제로 대선이후 청와대에 입성한 386참모진 중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은 상당수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당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지지기반이 취약한 당에 연착륙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이치인 것이다.

안 부소장이 당초 청와대 입성을 고사하고 당 잔류를 선택한 배경도 바로 이러한 이치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최근 집권당 사무총장직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발언 이면에는 당 장악 희망도 꿈틀거리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안 부소장의 이러한 희망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신주류가 줄기차게 추진했던 신당론도 구주류의 반발에 부딪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정치를 감안하면 대통령의 핵심 참모라는 신분과 의욕만 가지고는 현실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나라종금 사슬에서 풀려난 안 부소장이 작금의 어려운 정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386세력들의 심상찮은 움직임과 맞물려 그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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