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SBW서 경영무능력 이유들어 현 경영진 직무정지 신청다른 주주의 ‘SBW사장 업무정지 신청’에 대한 맞대응일 가능성지난해 겨우 법정관리서 벗어난 상황서 ‘내홍’ 부담 클듯

지난해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내의업체 쌍방울이 경영권 분쟁으로 다시 한번 내홍을 겪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쌍방울의 최대주주인 SBW홀딩스(구 애드에셋주식회사)가 송영호 쌍방울 대표이사 등 현경영진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 서울지법으로부터 가처분 결정을 받아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 애드에셋이 법정관리 탈피 보름만에 박기순 전대표이사를 경영능력 부재로 해임한 이후 8개월만에 송 대표까지 같은 이유로 직무를 정지시킨 것이다. SBW홀딩스는 쌍방울 지분 33%(870만주)를 확보한 최대 주주다.

이에 대해 쌍방울은 지주회사인 SBW홀딩스의 내부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방울의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SBW홀딩스 내의 최대주주간 대결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 쌍방울 관계자는 “지주회사 내부의 주주간 갈등 때문에 빚어진 일로 쌍방울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며 “일부에서 지주회사인 SBW홀딩스와 경영진의 갈등을 얘기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SBW홀딩스는 “쌍방울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지주회사 내부 갈등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현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지주회사간 내부 갈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쌍방울과 완전히 상치되는 것으로 이번 송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직무정지 신청의 직접적 이유는 이들의 경영능력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의 근거로 SBW홀딩스는 쌍방울 경영진이 내의사업과 무관한 KI파트너스(구 한국구조조정전문)라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잘못된 투자결정에 의해 인수했으며 회사의 양평동 부지를 160억원이라는 헐값에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매각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SBW홀딩스측은 “쌍방울 경영진들은 지난해 12월24일 같은 날에 주식매입과 건물매각을 동시에 체결했다”며 “경영진측에 수차례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이 없었고 3월에 열린 정기주총에서는 질문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방울은 이미 허가증을 가지고있던 KI파트너스가 허가증을 반납했다는 이유로 CRC가 아니라는 SBW홀딩스측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양평동 부지 매각 또한 이사회 규정상 부지 매각대금이 쌍방울 자산의 1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결의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쌍방울의 고위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는 어떤 사업영역에도 진출할 수 있고 쌍방울의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인수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수주실적은 없는 게 사실이지만 지난해 프로스펙스 입찰 건에서도 2등으로 아쉽게 수주를 놓쳤고 현재도 몇몇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양평동 부지의 경우 지난해 12월 부지를 매각할 때는 가격이 적정시세였는데 이앤씨건설이 아파트형 공장허가를 받아낸 데다 올 2∼3월에 땅값 상승이 겹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헐값 매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가격 문제를 떠나 양평동 부지는 영구문화아트와 소송이 걸려있는 등 회사측에 도움이 안되는 자산이라 빨리 매각하는 것이 회사측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SBW홀딩스측이 주주간 내부 갈등책임을 쌍방울 경영진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애드에셋은 지난해 6월 대한전선, 금호종금, 네티션닷컴, 세종증권 등과 공동으로 애드에셋컨소시엄을 구성, 쌍방울을 인수한 이후 12월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의 SBW홀딩스로 이름을 바꾸면서 최대주주였던 구창시스템에서 현 변종진 대표로 바뀌었고 그때부터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분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BW홀딩스가 지난 3월 열린 쌍방울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4월 서울지법에 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자 애드에셋의 최대 주주였던 구창시스템이 이에 맞서 SBW홀딩스 변종진 대표에 대해 업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SBW홀딩스도 과거 애드에셋이 선임한 송 대표에 대해 경영능력 부재를 이유로 업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관련 소송건은 서울지법이 지난 10일 이들의 업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SBW홀딩스의 변 대표와 쌍방울의 송 대표에 대해 본안 판결시까지 업무집행 정지를 명하는 한편 쌍방울의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장부웅씨를 선임해 발표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SBW홀딩스에서 제기한 정기주총 결의사항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이에 대해 SBW홀딩스측은 “SBW홀딩스는 쌍방울측의 주장과 달리 애드에셋의 유인수 대표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회사로 지난 1월 외국계 투자펀드인 클라리온 파트너스(clarionpartners)가 유인수 대표로부터 이를 인수하고 회사 이름을 SBW홀딩스로 바꾼 것”이라며 “SBW홀딩스 내의 내부 갈등이 아닌 쌍방울 경영진과 우리측이 애드에셋 지분 인수주체를 두고 갈등을 빚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방울은 지난해 2,5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69억5,000만원, 순이익 41억3,1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매출 2,638억원, 영업이익 214억1,0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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