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도 실패 … 한국 상황과도 안맞아신모델 도입시엔 노사 양측 의견 수렴해야새로운 노사문화의 정립을 위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경영계는 경제난국에 신음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노동계는 참여정부가 노조탄압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시점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새로운 노사문화의 모델을 곧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대체로 사회통합적 노사문화라거나 노조의 경영참여론이 새 모델의 핵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면 충분하지 다시 사회를 갖다 붙이면 뭣이 되느냐”는 반박이 있고 “전투적 노조를 경영에 참여시키면 기업이 견딜 수 있겠느냐”는 공박도 나온다.노사관계란 쟁점이 나오면 공방을 벌이게 되어 있다. 어느 한쪽이 ‘그것 좋소’라고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경영계는 노조가 전투적이라 비판하고 노동계는 경영계의 군림하에 항상 사회적 약자임을 면치 못한다고 항변한다 이 때문에 신 모델이 나오기도 전에 미국식이니 네덜란드식이니 하며 논쟁과 반발이 먼저 불꽃을 틔운다.대체로 미국식은 시장경제 원칙에 충실하여 노동시장 유연성이 보장되고, 유렵식은 노조의 경영참여에 의한 사회적 합의로 산업평화를 이룩한다고 비교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조의 경영참여가 성공모델이 아닌 실패모델로 낙인 찍혀가고 있다고 지적한다.그런데도 지금 참여정부 노동정책에서는 경영참여가 예찬되고 있어 경영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형세이다. 경영계는 신노사문화란 미국식도 유렵식도 아닌 한국형 모형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우리경제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삼고 있지만 오랜 전통과 혈통을 중시하는 사회이므로 이를 노사문화에 적용시키려면 미국식이나 유럽식을 단순 도입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기업의 소유와 경영에 있어 혈통승계를 부정하면 기업주는 쓰러지고 만다. 죽기 살기로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안심하는 것이 5천년 역사의 민족성이다. 그런데도 노조를 경영에 참여시키면 누가 신명을 바쳐 기업을 성장시키려 들겠느냐는 말이다.그러니 노조를 경영에 참가시키려는 발상은 유럽에서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한국경제의 특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행여 사회통합적 신노사모델이 노조의 경영참여를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제시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모르긴 해도 경영계는 심정적으로, 실제적으로 투자기피와 해외이전으로 반발할 것이 틀림없다.

경영계가 보는 노동계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정치적 강자이며 백전백승의 투쟁가 이다. 여기에 다시 경영참가마저 보장한다면 기업은 주인과 지배자가 바뀌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는 끝장이라고까지 극언한다.이토록 경영계가 강력 거부하는 노조의 경영참여를 강행해야만 할까. 참여정부가 친노(親勞)정부라 하지만 경영계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경영참여는 성공할 수 없다고 믿어진다.노사문화의 기본 바탕이 대화와 타협이라고 하니 신 모델을 도입하는 경우에도 사전에 노사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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