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본무회장 형제가 삼성을 자극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4월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에 이어 얼마전에는 구본무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직접 겨냥해 비아냥댔다. 구본준 사장의 건은 LG가 적극적으로 ‘말실수’였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더라도 구본무 회장의 최근 발언은 어떤 ‘의도’가 숨어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구본준 사장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임원들을 각각 ‘매국노’ ‘전범’으로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구 사장의 발언 배경은 TFT-LCD 시장에서 LG가 삼성을 누르고 세계 1위 생산업체로 뛰어오르자 우월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때 삼성은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LG와 구 사장의 의도를 예의주시했다.이때까지만 해도 삼성과 재계는 구 사장이 단지 ‘오버’하는 분위기로 해석했다. 그러나 최근 구본준 사장의 형인 구본무 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천재양성론’을 비아냥거리자 삼성은 적잖이 자극을 받은 분위기다. 삼성은 구씨 형제가 단지 말실수를 한 것으로밖에는 보지 않는 분위기다.구본무 회장은 삼성의 ‘1등 주의’를 표방하며 ‘1등 LG’를 외치고 있다.

동일업계에서 1등은 둘이 될 수 없는 법. 재계 일부에서는 구씨 형제의 발언 이면에 삼성을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또는 그룹 차원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몇 개 종목에서 삼성에 밀리고 있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 잇따른 비아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도 한다.발언 목적이야 어쨌든 재계는 지금과 같은 불황을 탈출해야 할 시기에 그룹 총수가 라이벌 그룹 총수에 대한 상식 밖의 비난은 거꾸로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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