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인력채용 계획 포기 등 파장 커”포스코가 공급자의 입장에서 고급 고객인 조선업계를 괴롭히고 있다. 포스코가 선박 제작의 핵심 재료인 조선용 후판가격을 인상키로 한 것. 이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고객사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한편 협회 차원에서 산업자원부에 진정서를 냈다일의 발단은 포스코가 오는 3/4분기부터 톤당 2만원씩 가격을 인상키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포스코와 함께 국내 공급사인 동국제강도 지난 4월부터 톤당 4만원을 인상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후판 물량 중 일본산의 비중은 업체별로 10∼30% 수준. 나머지는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2개 업체가 전담했다.포스코마저 후판 가격을 올리기로 하자 조선업계는 당장 신규인력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가 계획을 포기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조선업계는 대형조선 3사는 물론이고 중소형 조선업체와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채산성 악화 및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 반발하고 있다.조선업계가 유독 포스코에만 감정이 악화된데는 이유가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후판의 원료가 되는 슬라브의 국제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또 수입품 가격은 그동안 포스코 가격보다 낮았기 때문에 포스코 수준에 맞춘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는 지금까지 고가에 물량을 공급해왔음에도 덩달아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너무한 결정이라는 것.포스코가 가격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수급문제는 수입 또는 물량을 확대해 공급을 늘리는 선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조선업계의 주장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가격 인상은 일본 제철소와 수입가격협상시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며 궁극적으로 ‘가격인상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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