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마저 구조본을 없애기로 해 삼성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재계 선두 4개 기업 가운데 전통적인 계열사 지배 방식인 기조실 또는 구조본 형태를 띤 유일한 재벌로 남게 됐다.현대자동차는 구조본이 없다.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3사가 삼각 순환출자 구조인데다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서 당초부터 구조본 설립 이유가 희박했다.반면 삼성은 반도체와 금융을 그룹의 주력으로 삼으면서 건설 화학 서비스 등 과거 재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다. 이 형태는 LG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LG는 올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시켜 소모적인 구조본 논쟁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의 경우는 이재용 상무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실로 막대한 자금이 동원돼야 한다는 점에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만 예를 들어도 가상의 지주회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30% 이상 가져야 한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이건희 회장 등은 가상의 지주회사의 절대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6월19일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5조7,800여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두는 지주회사는 어려운 게 삼성의 현실이다.그러나 지주회사와 함께 구조본 해체라는 대세를 삼성도 거스르기 힘들기 때문에 삼성의 특단의 대책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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