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면직‧제명된 목사, 아직 개척 교회 운영 중?
[단독]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면직‧제명된 목사, 아직 개척 교회 운영 중?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9-08-16 17:18
  • 승인 2019.08.16 17:52
  • 호수 1320
  • 2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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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 미변경’에 ‘개척 지원금 반납’도 안 해
전북 익산에 위치한 ‘주다스림교회’. [사진=지역 소식통 A씨 제공]
전북 익산에 위치한 ‘주다스림교회’. [사진=지역 소식통 A씨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7년 전 자신의 조카를 성폭행하려던 신학생이 지난 2006년 목사가 됐다. 당시엔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히 20년이 흐른 지금도 피해자는 그날의 일이 생생해 몸서리친다고 한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용기를 내서 지난 2015년 교회 측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렸다. 누구나 아는 대형교회다. 논란이 커지자 가해자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전라북도 익산에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에서 2억 원의 개척 지원금을 건넨 것이 큰 보탬이 됐다.

피해자는 말도 안 되는 조치라고 생각해, 가해자를 교단 총회 재판위원회에 고소했다. 여러 싸움 끝에 가해자는 목사직에서 면직되고 제명 조치됐지만, 아직도 개척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심지어 면직제명 조치 당시 교회 측에서는 가해자에게 건넨 개척 지원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회수되지 않았다. 등기 변경도 되지 않았다. 일요서울은 실체를 추적했다.

면직제명 1년 지났지만 변한 것 없어···피해자 목사의 탈을 쓰고 있다

교회 인근 거주 주민업체 답변 회피···지역 소식통 아직 운영하는 것 같다

피해자 이유나(가명)씨는 15살이었던 199911, 외삼촌 박모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 하교 후 일찍 집으로 돌아왔던 그날, 인근에 살던 박 씨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왔다. 엄마와 남동생은 외출 중인 상태였다. 외삼촌과는 옆집임에도 평소 왕래가 없었다고 한다. 집안의 큰 행사가 있을 때나 보던 사이였다.

갑자기 찾아온 박 씨는 이 씨가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을 알자 돌변했다. 소파 위에 이 씨를 강제로 넘어뜨리고, 이 씨의 가슴을 만지며 바지와 속옷을 벗고 달려든 것이다. 이 씨는 온 힘을 다해 박 씨를 밀쳐 낸 뒤 안방으로 도망쳤다.

이후 집안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됐고, 박 씨의 어머니는 박 씨를 20층 옥상으로 끌고 올라가 같이 뛰어내려 죽자고 하는 등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한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이 씨는 트라우마에 빠져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도, 명절이나 외할아버지 부고 등 소식을 들으면 가족행사에서 박 씨를 마주쳐야 했다. 이 씨는 인근에 거주하는 박 씨를 계속 피해 다녀야했다. 그러던 중 이 씨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 2006년 박 씨가 대형 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간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순복음가족신문에 실린 박 씨의 개척 교회 정보
순복음가족신문에 실린 박 씨의 개척 교회 정보

강제합의였나

이 씨는 지난 20156월 큰 용기를 낸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하 순복음교회) 측에 과거 사실을 알린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 씨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20173월 전라북도 익산에 순복음 주다스림교회를 개척한다. 순복음교회 측은 박 씨에게 2억 원을 건넸다. 그것은 교회 개척 지원금이었다.

이 씨는 분노했다. 더 이상의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용기를 내 사실을 알린 것인데, 사실상 바뀐 게 없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익산에서 버젓이 목회를 이어갔다.

결국 이 씨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 총회 재판위원회(이하 재판위)에 박 씨를 고소했다. 박 씨는 당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목회는 포기하지 않았다. 목회자가 된 이후에 성추문을 일으킨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총회 재판위에 제출한 내용에서 교회를 개척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씨와 박 씨의 합의서. 박 씨는 1999년 11월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조카 이 씨를 성폭행하려고 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이 씨는 강제합의였다고 주장했다. [사진=이 씨 제공]
이 씨와 박 씨의 합의서. 박 씨는 1999년 11월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조카 이 씨를 성폭행하려고 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이 씨는 강제합의였다고 주장했다. [사진=이 씨 제공]

이 씨는 박 씨의 목회 활동을 중단하게 해 달라고 총회 재판위에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위는 교단법에 따라 사건 발생일로부터 3년 미만인 건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징계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재판위는 징계 대신, 이 씨와 박 씨를 불러 합의를 중재했다. 이 씨는 전혀 바라지 않았던 조치다.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재판위원, 두 사람 등의 서명이 들어간 합의서에는 본인 박 목사는 199911월 당시 중3이었던 조카 이유나를 성폭행하고자 한 사실이 있었다. 이에 깊이 반성하며 사죄한다고 나와있다. 박 씨는 이 씨에게 위로의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재판위는 사건이 종결됐다고 통보했다. 합의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씨는 말도 안 되는 조치라고 항변한다. 강제합의였다는 주장이다. 돈을 달라고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박 씨의 목회 중단을 요청했다. 교회 외부적으로 시민단체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박 씨는 지난해 727일 자진해서 교단 탈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위 측에서는 박 씨를 면직 및 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경이다.

그는 더 이상 교단 소속 목사가 아니게 된 셈이다. 과연 박 씨는 목회 활동을 중단했을까.

십자가늘었다

면직제명 후 익산에 있는 주다스림교회는 기하성 순복음 주다스림교회라는 간판을 없앴다. 접착식 홍보물까지도 떼어냈다. 그럼에도 목회활동을 이어간다는 의혹이 나돌았다.

이 씨는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한 자료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명 포털 지도 프로그램 로드뷰를 켠 것이다. 지난해에는 옥상 위, 한쪽 방향으로만 있었던 십자가(흰색)가 현재 전 방향(붉은색)으로 달렸다. 문 쪽에는 십자가 모양 조명도 생겼다. 접착식 홍보물도 새롭게 구성했다. 이 씨는 일요서울에 목사 면직 후에도 버젓이 목회 활동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 자료는 20196월에 찍힌 사진이었다.

주다스림교회. [사진=지역 소식통 A씨 제공]
주다스림교회. [사진=지역 소식통 A씨 제공]

이 씨는 단순한 목사 면직도 아니고, 성폭행 사건으로 인한 목사 면직임에도 목회 활동을 계속하는 것 같다. 초등중학교가 200m 남짓한 곳에 위치해 있다. 아이들에 대한 성추행까지 걱정된다면서 면직제명 조치 후 왜 건물을 보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박 씨는) 나에게 성폭행성추행살해협박까지 했던 사람이다. 주변 사람(지역)들이 목사라고 속아서 헌금을 내고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발생할까 봐 우려스럽다고 울먹였다.

이어 “(박 씨는) 지금까지 양심적 가책도 못 느끼는 것 같고, 나한테 (개인적으로) 사과 한 번 없던 사람이다. 어떻게 이중적으로 목회를 하면서 신도들에게 회개하라로 얘기할 수 있느냐면서 뻔뻔하게 목사의 탈을 쓰고 또다시 목회를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실체를 알아차렸으면 하고, (박 씨가) 빨리 목회 활동을 접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교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업체 등에 목회 활동에 대한 질의를 했으나 이들은 한목소리로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몰라요, 그런거는하고 답을 피했다. 한 주민은 기자의 말을 경청하다가 교회 관련 질의를 하자 돌변해서 잘 몰라요라고 답했다.

또 다른 업체는 거기(교회)하고 연관 있어요? 나는 (현재) 근방에 없는데라고 말했다. 기자가 해당 업체가 아니냐고 묻자 맞는데, 다른 일을 하고 있어가지고. 아 모르겠어요라며 , 문제 때문에 그래요? 그 성관계 문제 그거? 다음부터 이런 거 묻지 마세요라고 답을 피했다.

동네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A씨는 아직도 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여러 창문이 열려 있고, 불도 켜 있더라고 설명했다.

일요서울이 입수한 등기부 관련 자료.
일요서울이 입수한 등기부 관련 자료.

기자는 등기부등본 등 관련 자료도 살펴봤다. 아직도 등기명의인은 순복음주다스림교회(소유자)’로 돼 있으며 최종지분도 단독소유로 표시돼 있다.

건축물대장 자료에는 ‘1층 순복음주다스림교회로 명시돼 있다. 용도는 소매점이다.

더이상 교단 소속 및 목사가 아님에도 등기 변경조차 하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시점인데도 말이다.

개척 지원금행방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순복음교회 측은 지난해 9월 박 씨에게 건넨 개척 지원금을 3개월 안에 환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돈은 회수되지 않았다.

등기부등본에는 아직도 채권최고액-2억 원’, ‘근저당권자-재단법인순복음선교회가 적혀 있다. 대상소유자는 순복음주다스림교회.

주요 등기사항 요약본.
주요 등기사항 요약본.

순복음교회 측은 일요서울에 세 차례에 걸쳐서 환수를 위한 내용증명을 보냈다. 박 목사 측에서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간청이 있어서 기한이 조금 길어졌으며, 최근 네 번째 내용증명을 발송해 강제집행을 예고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면직제명됐음에도 목회 활동을 한다는 의혹, 재판위 측에서 강제합의를 이끌어 낸 게 맞는지 등의 질문에는 교단의 문제이므로 교회가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교단 측에서)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명확한 의지가 있었으면 가처분을 걸든, 뭘 하든 법적조치에 나섰을 것이다. 교단 입장에서는 이미 2억 원을 주려고 마음먹은 것이었고, 환수조치를 하는 데 따르는 행정적인 소요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니까, 최대한 이런 것들이 유보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1차적인 잘못은 가해자에게 있지만, 교단이 약속한 것(개척 지원금 환수 등)이 있고, 사회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본인들이 약속한 입장을 공식적으로도 발표했는데 1년 동안 달라진 게 전혀 없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종의 가해자 한 케이스에 대해서 우리는 입장을 정리했으니 우리(교단)하고는 상관없다는 일종의 꼬리자르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래 작은 교회이기도 하고, 지역 사회에서 박 목사의 비행과 관련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고, 실제로 그래서 (문제를 일으켜 면직제명된) 목사들이 간판을 유지하고 목회를 한다면서 목회를 하더라도 교단에서 적극적으로 강제조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어떤 때는 (교단 측에서) 그렇게 하도록 방임유도하기도 한다. 실제로 개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사찰하거나 관리감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도 목회를 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기자가 등기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하자 교단의 이름을 남용하거나, 불법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주체가 아니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단이 법적조치를 해야 되는데, 교단이 그 부분에 있어서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돼야 할 것이라며 지금 한국의 교단은 단일 교단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교단으로 편입하거나 교단 없이 가도 무방한 상황이다. 어쨌든 (박 씨가) 교단의 목사라는 걸 사칭하면 교단이 문제를 바로잡고자 행정적 조치 등을 해야 하는데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종합해 보면 현재 박 씨는 교단의 목사가 아니다. 1년이 지난 시점임에도 교회 개척 지원금은 환수되지 않았다. 심지어 등기 변경도 되지 않았다. 피해자와 목소리를 높였던 시민단체들이 다시 힘을 모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박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지역 주민업체 등도 박 씨의 다른 연락처를 모른다고 회피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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