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여·야 대선자금 공개 제안에 여당인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했다. 대선자금 공개기자회견을 마친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은 사뭇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개내용과 상관없이 집권여당이 나서서 대선자금을 공개한 사실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상수 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선 이평수 수석부대변인 등을 비롯한 부대변인들도 이내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대선자금공개가 있던 당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진중한 표정으로 확대간부회의에 나섰다. 이날 최대표는 대선자금 공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히며, 민주당 대선자금 공개문제와 한나라당의 공개는 별개의 것이라는 확실한 선을 그었다. 게다가 민주당 대선자금 공개내용에 대해서도 지나친 비판을 피했다. 왜일까.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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