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암흑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했던가.<사진1>최근 SK 손길승 회장이 최태원 회장과 불화설을 일축하면서 동시에 SK 살리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 재계에 조용한 칭송을 낳고 있다. 기업에서 오너 일가 내부 또는 오너와 CEO 사이에 불화설이 일기 시작하면 결국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손 회장은 자신이 불화설의 당사자였음에도 불화설의 또 다른 인물인 최태원 회장을 추켜세움으로써 고 최종현 회장에서부터 수행해온 ‘조언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손길승 회장은 5월말 ‘신임 임원과의 대화’에서 “줄을 서려거든 최태원 회장의 뒤에 서라”며 “그러면 최 회장이 내 앞에 (줄을) 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리더십은 굳건하며 손 회장 자신과의 신뢰관계 역시 탄탄하다는 것을 과시한 것.손길승 회장은 그간 최태원 회장에 대한 공판에서 “최 회장은 잘못이 없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해왔다. 이는 손 회장과 최씨 일가의 2대에 걸친 끈끈한 우정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고 최종현 회장 시절 그룹을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을 큰 축으로, 각 사업부문을 발전시키자는 건의를 했다. SK(주)와 SK텔레콤을 양대 축으로 삼는 SK그룹의 현재 모습은 이미 90년대 초기에 추진돼온 것이다.손길승 회장이 훗날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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