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이 백제의 계백장군으로 분했다. “1343년전 계백과 김유신이 사투리로 맞짱을 뜬다면?”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퓨전역사코미디 <황산벌>에서다.영화 <황산벌>에서 그려지는 계백 장군은 충직, 우직의 대명사.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무대포 정신으로 신라군과 역사적 대결을 벌이는 인물이다. 라이벌 김유신 장군(정진영)보다 전략이나 계략은 뒤처지지만 본인의 뚝심과 충성심에 따라 행동하는 타고난 군인. 지난 20일 <황산벌>의 제작발표회 겸 촬영장 공개가 주 촬영지인 부여에서 있었다. 이날 박중훈은 “말 타기나 검 같은 무술 연습을 많이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후세인이 직접 비행기 모는 적은 없죠?”라며 재치 있게 받아쳐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한편, 박중훈이 오랜만에 국내 스크린에 복귀하면서 이색 계약을 맺은 것이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황산벌>제작사 측과 박중훈의 계약 조건은 국내 영화사상 최초인 시간제 계약. 촬영은 하루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촬영 이후 반드시 12시간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계약의 주요 맥락이다. 박중훈의 설명에 따르면 “이와 같은 시스템은 할리우드에서는 기본적으로 통하고 있다”는 것. 박중훈은 지난해 <양들의 침묵>의 조너선 드미 감독의 작품 <찰리의 진실>에서 마크 왈버그, 팀 로빈슨 등과 함께 출연한 바 있다.

박중훈은 “그곳 할리우드에서는배우들에게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는 등 철저하게 배우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촬영이 이뤄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하며 국내에서도 이 시스템이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계백장군과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김유신 장군의 한판 대결을 그린 <황산벌>은 오는 10월 경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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