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지배되고픈 여자

옛날에는 여성의 이상적인 남성상이란 ‘남자다운 남자’였는데, 요즘의 여성은 싹싹하게 대해주는 남성을 제일로 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성이 진정으로 싹싹하게 대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남자다운 남자에게서일 것이다. 싹싹하게 대해주기만 하면 어떤 남자라도 좋다는 건 아니다.여성 심리에서 보면, 여성이 남자와 사귐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은, 여성에겐 없는 ‘남성적’ 인 요소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남자와 사귈 필요도 없다.현대에서는 ‘남성적’ 이라면 외견상의 문제라기보다 정신적·성격적인 데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남의 의견에 좌우되지 않는 굳건한 의지요, 확고한 결단력이며, 또한 그것은 여성에게 대한 지배력이기도 할 것이다.본래 여성은 스스로 결단하고, 그 결단에 책임지기를 꺼리는 심리경향을 지니고 있다. 되도록 남자에게 결단시켜서 책임을 져주기를 원한다. 그런 여성심리를 자기에게 기울게 하려면, 싹싹한 마음씨와 억센 힘(능력) 이 있어야 한다.다시 말하면, 여성은 싹싹한 마음씨와 억센 힘을 지닌 남자에게 지배받고 싶은 것이다. 싹싹하기만 하고 힘이 없다면, 그는 우유부단한 사내에 불과하다. 또 힘은 있어도 싹싹하지 않다면, 그는 일종의 깡패일 뿐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여자의 손 안잡는 남자

데이트가 여러번 거듭되어도 손 한번 잡아주지 않는 남자가 있다. 여자는 처음에는 아쉽게 생각하다가도, 그의 경직성에 이끌리게도 된다.세상 남자들은 대체로 부끄럼장이인데, 그렇더라도 이처럼 과도한 부끄럼장이는 결혼 상대자로선 위험하다. 이런 남자는 형제만 있고 자매는 없는 가정의 장남인 경우가 많으니, 그가 알고있는 여성이라고는 어머니 뿐이다.그런 남자는 철저한 ‘페미니스트’ 이거나, 혹은 반대로 철저한 여성 멸시자가 되기 쉽다. 후자인 경우에는 여성과는 말도 잘 안하는 사람도 있다.그의 아버지는 가정에서 절대 권력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아버지가 부인에게 애정으로 대하는 것을 보지도 못하고 자랐을 것이다.

따라서 아들도 ‘정신적 결함자’ 가 된 것이니, 결혼하면 폭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데이트하던 시절에 무뚝뚝한 그를 남자답다고 본 것은 착각이었다. 아내를 노예처럼 부려먹고, 애정 표시란 찾아볼 수가 없다. 성생활도 오로지 지배적인 태도로만 임한다.가정에서 이처럼 폭군인 남자일수록 세상 평판은 좋은 경우가 많다. 융통성이 없고 사교는 서투르지만, 일에 관해서는 착실한 편이다. 그도 알고보면 본성은 상냥한 부끄럼장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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