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욕구는 고령이 될수록 중요해진다. 먹는 노릇이 사는 보람이라고까지 인식된다. 아파트의 주방 문턱이 사라진 오늘날, “남자여, 주방일을 익히자” 고 식자들은 말한다.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채신머리 없는 짓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고, 아파트가 급속도로 보편화됨에 따라서, 주방(廚房)의 문턱이 사실상 없어져버린 형국이다.오늘날 노부부만의 세대도 늘어가는 터에, 남자는 가사나 취사에는 전혀 숙맥이라면, 기나긴 노후를 어떻게 버티어 낼 것인가. 마나님이 몸져 눕기라도 한다면, 영감님은 그때야 비로소 개탄하고만 있을 것인가. 사람의 욕구 중에서도 먹는 욕구는, 고령이 될수록 중요성이 증가된다고 일컬어진다.

먹는 노릇이 사는 보람이라고까지 인식되는 모양이다. 더구나 건강하게 노후를 살려는 경우, 식사를 소홀히 여겨서는 천부당 만부당하다.그렇다면 더 늙어버리기 전부터 ‘남자여, 주방일을 익히자’ 라는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 그 분기점을 정년 퇴직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남편의 정년퇴직 후에 주부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고 한다.하나는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마셔보기 시작한 터에, 남편에게 발목이 잡혀 가사부담이 늘어났다고 푸념하는 경우로서, 이것을 ‘블레이크형’ 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다른 하나는 남편이 기분좋게 집을 봐주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바깥 일이나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고 기뻐하는 부류로서, 이것을 ‘액셀러레이터형’ 이라고 한다나. 이런 경우의 남편을 ‘주부(主夫)’ 라고 하는 모양이다.

정년후의 남편의 영향이 전자인지 후자인지에 따라서, 남편 자신에게도 중요한 차이를 가져온다. 남편이 가정의 일상생활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노릇은 미지(未知)와의 만남에 가깝다. 사소한 일들에도 발견이 있으며, 가사체험은 자신을 바꾸어 간다. 살아가는 실감을 터득했다고 실토하는 사람도 있다.남녀를 막론하고 고령이 될수록 생활 활동이 저하되므로, 그에 따라서 영양 소요량이 적어진다. 그러나 단백질의 소요량은 청년기에서 노년기까지 남성은 70g, 여성은 60g을 유지해야 한다. 즉, 단백질은 고령에도 줄여서는 안되는 것이다.단백질은 몸을 만들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만드니까, 늙었다고 해서 육류·어류·달걀·콩·우유 등을 멀리해선 안된다. 채식주의가 좋다고 얻어듣고 고기는 안먹는다, 생선은 안먹는대서야 단백질이 부족해진다. “된장국에 김치면 됐지, 반찬 투정은 사치” 라고 해서야,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주부(主夫)의 소임을 위해서는 이런 상식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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