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휴 여객기 활용한 화물 운송 성장… 一石三鳥 효과 불러
7~8월 하절기 2개월 동안 상반기 물동량 94% 실어 날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상반기, 국내 화물 운송 비중 0.7% 불과

제주항공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시작한 운휴 여객기의 화물 운송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제주항공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시작한 운휴 여객기의 화물 운송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올 초만 하더라도 이스타항공 인수 결렬에 이어 국제선을 비롯해 국내선 여객 수요까지 하락하며 경영의 어려움을 면치 못하던 제주항공에 새로운 빛이 감돌고 있다. 화물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주항공이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운송에 나서면서다. 지난달 액면가 5분의1 감자와 유상증자까지 추진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만큼 재도약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7일 제주항공은 하반기가 시작된 7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만에 상반기 운송 물량 대비 94%에 달하는 921톤의 화물을 실어 날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국토교통부의 항공시장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국내 전체 항공화물 운송 물량의 0.7%에 그치는 수준에서 점유율을 유지해왔다”고 공개했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 두 곳이 차지하는 비중이 67.2%, 대형항공사 중심의 외항사가 약 29.4%로 총 96.6%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이 올 상반기 운송한 화물은 총 975톤으로 국내 화물 운송 물량 가운데 1%가 되지 못하는 비중을 기록했다. 

화물 운송의 수요와 관련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화물 쪽은 수요라고 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면서 “여객과 마찬가지로 영업파트지만 그간 네트워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정 부분 운용을 하면서도 정기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대량의 카운트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면서 “여러 여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문을 두드린 결과 중국 노선 화물 편을 따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건 속에서 줄어든 여객 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제주항공이 지난해 10월 인천-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전개한 여객기의 화물 운송은 만 1년이 되는 시점을 앞두고 그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7~8월 2개월 동안 운송물량 921톤을 살펴보면, 8월 한 달에만 총 577톤의 화물을 운송하며 여객기의 화물 운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운송량을 기록했다. 

화물수송 전용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여객기는 그간 방콕과 호찌민, 타이베이, 옌지, 옌타이, 하이커우 등 6개 도시에 147회를 운항해 1159톤의 화물을 운송해 왔다.

제주항공 活路 개척, 一石三鳥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상반기 전체 매출 1152억 원 가운데 화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인 27억 원에 불과했다”면서도 “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국내 LCC 가운데 리더인 제주항공이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 확대 등으로 활로(活路)가 열리고 있는 사실은 주변 LCC에게도 희망적인 소식”이라면서 “무착륙 항공여행 상품 출시 등으로 국제선 감소의 공백을 채우려는 노력을 이어온 만큼 백신 접종 확대와 방역단계에 따른 여객 수요의 회복도 하루 빨리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여객수하물 탑재 후 화물칸의 남아 있는 공간에만 추가 화물을 실어 나르는 제한적 화물 영업을 이어왔으나, 코로나19 발생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10월 국토부로부터 여객기내 화물 운송 허가를 받아 운휴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사업을 시작했다. 

사실 항공기가 운항을 하지 않고 파킹(Parking)을 하게 되면 주기(駐機) 비용도 발생된다. 또 주기를 오래하고 있는 항공기는 정비 이슈도 발생할 수 있고, 기장들의 의무 비행시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제주항공 입장에서 최근의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 확대는 1석3조를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중국 옌타이와 하이커우 노선 등의 화물 운송을 지속하고, 코로나19 확산에 중단된 베트남 호찌민 노선 재개 및 물동량 추이에 따른 확대 운영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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