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가혹한 여자 고문
 
“아이쿠! 이년이 사람을 쳐?”
전광대가 벌떡 일어나더니 가슴을 움켜 쥔 채 임채숙을 노려보았다.
“이년이 죽으려고 환장 안했나!”
전광대의 장갑 낀 오른 손이 번개처럼 튀어 올라 임채숙의 턱을 후려쳤다.
“윽!”

임채숙은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금세 여자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턱이 시퍼렇게 부어올랐다.
여자는 혼절한 듯 더 이상 반응이 없었다.
전광대는 다시 여자의 양다리를 한껏 벌려서 침대 스프링에 비끌어 맸다.
임채숙은 사지를 쫙 벌리고 묶인 채 한동안 꼼짝하지 않았다.
“이년이...”

전광대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물통을 들고 와 여자의 얼굴에 확 끼얹었다. 차가운 물이 여자의 하얀 나신 위에서 부서져 나갔다. 여자의 흰 나신은 더욱 가련하고 아름답게 보인다고  곽 경감은 생각했다.
임채숙이 눈을 떴다. 우선 자기의 몰골을 내려다보고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두다리를 쫙 벌린 모습이 여자로서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했다.
“이제 슬슬 불어보시지. 백성규란 놈은 어디 있노?”
전광대가 어디서 들고 왔는지 쇠파이프 토막을 들고 와 임채숙의 가슴을 밀면서 말했다. 그러나 임채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학생이란 년이 공부는 안하고 연애만 했나 젖퉁이는 와 이리 크노?”
전광대가 쇠파이프로 임채숙의 왼쪽 유방을 짓눌렀다. 핑크 빛의 팥알 만한 유두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여자 입을 꼭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독한 년이군.”

전광대가 이번에는 쇠 파이프로 임채숙의 사타구니를 건드렸다. 제법 무성한 숲을 일저리 헤집었다. 숲 밑으로 분홍빛 음순이 오들오등 떨었다.
“이 물건도 백성규 놈에게 바쳤겠군. 너희들 운동권 계집년들은 이것도 모두 선배한테 받친다며.”

전광대는 여자의 중심부를 쇠파이프로 계속 짓누르며 음탕한 말을 퍼부었다.
“퉤!”
그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임채숙이 전광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그리고 여자는 불꽃이 이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전광대를 쏘아보았다.
“흥! 죽여달라 이기지. 쥑이주께!”
“으악!”

마침내 임채숙이 숨이 넘어가듯 비명을 질렀다. 전광대의 쇠 파이프가 그녀의 중심부로 사정없이 밀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형! 그만두지 못해!”
곽 경감은 더 이상보고 있을 수 없어 고함을 지르며 전광대의 어깨를 잡았다. 임채숙의 백설 같이 흰 허벅지에는 선혈이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이거 와 이카능기요? 이거 놓으소!”

전광대가 곽 경감의 팔을 뿌리쳤다.
“경찰이 하는 식으로 야들을 달아서는 아무 것도 안 되는 기라요. 이 년놈들이 얼매나 지독한지 몰라서 그러는데... 제몸에 불지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년놈 아인기요! 구멍 좀 쑤셔봤자 눈하나 깜박 않는 연들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해서는 안돼!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얘들이 풀려난 뒤 가만있을 것 같아? 이렇게 지독하게 성고문당한 일을 폭로하지 않을 것 같아!”
곽 경감이 그의 어깨 잡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폭로? 하하하... 웃기는 소리하지 마소.”

전광대가 곽 경감의 팔을 뿌리치고 다시 임채숙 앞으로 돌아섰다.
“이것들이 나가서는 종교단체니 뭐니 하는 미친놈들 모아놓고 양심선언 우짜고 하면서 떠들겠지. 맘대로 해보라 캐! 인권이 어떻고 하는 미국 놈들 끼고 기자회견이니 뭐니 하면서 빨갱이 같은 소리도 할 것이고... 이런 년들은 그냥 반 죽여 놔야 된다 카이. 저 구멍도 팍팍 쑤셔서 더 못쓰게 만들어 놔야 할끼라.”
전광대가 다시 무슨 짓을 했는지 임채숙이 비명을 질렀다.
“이 개자식아. 빨리 죽여라! 으악!”

여자는 욕설과 비명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전광대는 그녀의 아랫도리에 대고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짓을 계속했다.
“이러다가 정말 죽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곽 경감이 다시 전광대의 뒷덜미를 쥐고 잡아 다녔다. 여자의 하체는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거 왜 이러는 거야!”

전광대가 돌아서며 곽 경감의 멱살을 같이 쥐었다. 그의 눈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야수의 그것처럼 변해 있었다.
“그만두란 말이야!”
“뭐야? 이년이 네 여편네라도 되냐?”
전광대의 말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이게 누구한테 막말이야?”

곽 경감이 그의 멱살을 세차게 흔들었다.
“이년하고 재미라도 봤나? 그래 이년 물건 작살나는 게 아깝냐? 구냥 둔다고 너한테 공짜로 줄 것 같기라도 해!”
곽 경감은 더 참지 못하고 전광대의 목을 비틀기 시작했다.
“이 늙은 게 정말 사람 죽이겠어!”

“뭐야! 이 호로 자식이!”
곽 경감이 전광대의 얼굴에 대고 헤딩을 했다. 평북 영변이 고향인 그는 유명한 평양 박치기를 아버지 한테서 젊을 때 많이 배웠다.
“아이쿠!”

전광대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금세 피가 주루루 흘러 내렸다.
“오냐. 이 새끼. 내손에 한번 죽어 바라.”
전광대가 곽 경감의 얼굴을 주먹으로 휘갈겼다. 곽 경감이 휘청거렸다.
“니도 운동권 경찰이가? 너 같은 놈이 있기 땜에 나라가 안 되는 기라. 이 빨갱이 같은 늙은 놈아!”

[작가소개] 이상우는 60여 년간 편집기자와 경영인으로 일한 언론인 겸 추리 소설가다.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등 13개 언론사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등으로 일했고, 스포츠서울, 스포츠투데이, 굿데이를 창간했다.

오랜 경험과 기록을 바탕으로 역대 정권의 언론 탄압과 견제, 정계의 비화를 다룬 저서와 소설이 4백여 편에 이른다. 특히 추리와 정치를 깊이다룬 소설가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문화포장, 한국추리문화 대상 등을 받았다. '신의 불꽃', '역사에 없는 나라', '악녀 두번 살다', '세종대왕 이도' 등 베스트 셀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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