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였던 김병현이 지난 28일 열린 숙적 양키스와의 경기서 멋진 세이브를 기록하며 ‘핵잠수함’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날 경기에서 팀이 6대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김병현은 1이닝을 1안타 1실점 1볼넷 1K로 막아내고 자신의 시즌 6번째이자 통산 양키스전 2번째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첫 타자인 데릭 지터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김병현은 양키스가 자랑하는 지암비, 윌리엄스, 마쓰이, 포사다와 승부를 펼쳐야만 했다. 4선수 모두 좌타석에 들어서는데다 언제든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선수들이기에 자칫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김병현의 투구는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휘했다.

제이슨 지암비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끈 김병현은 버니 윌리엄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마쓰이를 땅볼로 처리해 2아웃을 잡아냈다. 2루수인 데미안 잭슨이 조금만 더 침착하게 플레이를 펼쳤다면 충분히 더블 아웃도 가능했고,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힘든 상대 마쓰이를 범타로 잡아낸 김병현은 다음 타자인 포사다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김병현 본인으로서는 ‘양키스 저주’를, 소속 팀 보스턴으로서는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순간이었다. 양키즈와의 3경기에서 1승 1패 1세이브 1 블로운 세이브를 기록한 김병현은 마지막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함에 따라 양키스전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낼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이날도 지터에게 볼넷을 허용한 김병현은 앞으로도 지터 징크스에서 만큼은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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