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7년차인 올들어 ‘옛날 실력’ 비로소 발휘프로야구 7년차 두산 내야수 문희성(30)이 화려한 ‘인생역전’을 꿈꾸며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아마추어시절 국가대표 4번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문희성은 프로야구 데뷔 후 6년간 고작 165경기(시즌 평균 27경기)에 출전, 통산 10홈런 등 타율 0.254(280타수 71안타)에 그쳐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던 게 사실이다. 또한 지난 2000년 선수생명을 걸고 어깨수술을 받는 모험을 감수하며 와신상담 재기를 노리던 그는 지난 2월 하와이 전지훈련 도중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중도 탈락의 수모까지 당해 이렇게 팬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문희성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지난 12일 쿨바의 퇴출이 결정됐던 것. 문희성은 어렵게 꿰찬 주전의 기회를 3경기 연속 홈런 등 불붙은 타격감으로 주전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18일 현재 문희성은 12경기에서 타율 0.387(31타수 12안타)에 3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는 것은 물론, 선발 1루수로 출전한 최근 3경기에서는 무려 6안타, 8타점의 불꽃타를 뽐내고 있는 것. 문희성은 국내선수 가운데 최장신(195cm), 최고 체중(110kg)의 거구로 뒷모습만 보면 여느 용병선수 못지 않은 체격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빅 초이’ 성공 신화를 열어가고 있는 최희섭(195cm, 110kg)과 같은 체격조건이다. 메이저리그에서 30홈런 이상을 3시즌이나 기록한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라울 몬데시의 파워를 닮았다 해서 동료들로부터 ‘문데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문희성의 활약은 초라했다.

장거리포를 쏘아 올릴 수 있는 파워에도 불구하고 배팅 정확성이 떨어져 상대투수들의 변화구에 속수무책 삼진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슬러거로 이름을 날렸던 타이론 우즈(98년 홈런왕)와 우즈 대신 영입된 용병타자 마이크 쿨바에 밀려 1루수 백업 신세였던 문희성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우즈가 재계약에 실패한 뒤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로 옮겨갔고 쿨바도 ‘공갈포’로 판명이 나 지난 12일 팀에서 방출됐기 때문이다. 문희성은 어렵게 잡은 주전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문희성은 지난 14일 롯데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 1루수로 출전, 시즌 1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고 15일 같은 팀과의 경기에서 홈런 1개 등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또 17일 한화전에서는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4회초 결승점이 된 솔로아치를 그린 뒤 8회에도 1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의 불꽃 활약으로 8-1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두산도 문희성의 맹활약에 힘입어 14일 롯데 더블헤더 2차전 이후 3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7위 롯데를 1게임차로 추격, 꼴찌 탈출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고 김인식 감독도 이런 문희성에게 강한 믿음을 보내고 있다.문희성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 때 부족했던 정확성을 보완했고 타석에 나설 때마다 최훈재 타격코치의 지시대로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배팅을 하다보니 방망이가 잘 맞는 것 같다”며 불방망이의 비결을 살짝 털어놨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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