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DC·해저케이블 경쟁력’으로 글로벌 전력망 시장서 존재감 확대

대한전선이 사상 처음으로 수주잔고 3조 원을 넘어섰다. 8월 말 기준 3조 2500억 원으로 집계된 수치는 호반그룹 인수 직전인 2020년 말 9455억 원에서 불과 5년 만에 3.5배 불어난 것이다. [사진 = 대한전선 당진케이블 공장 전경, 제공= 대한전선]
대한전선이 사상 처음으로 수주잔고 3조 원을 넘어섰다. 8월 말 기준 3조 2500억 원으로 집계된 수치는 호반그룹 인수 직전인 2020년 말 9455억 원에서 불과 5년 만에 3.5배 불어난 것이다. [사진 = 대한전선 당진케이블 공장 전경, 제공= 대한전선]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대한전선이 사상 처음으로 수주잔고 3조 원을 넘어섰다. 8월 말 기준 3조 2500억 원으로 집계된 수치는 호반그룹 인수 직전인 2020년 말 9455억 원에서 불과 5년 만에 3.5배 불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웃돌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저케이블과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월 말 기준 3조 2500억 원… 5년 만에 3.5배 성장
-안마·싱가포르·카타르... 초고압·해저 프로젝트 연이은 성공


지난 8월 말 기준 대한전선은 수주잔고가 3조 2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회사 창립 이후 최초로 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한전선의 수주잔고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 말 9455억 원에 불과했던 수주잔고는 2021년 말 1조 655억 원으로 1조 원을 넘어섰고, 2022년에는 1조 5100억 원, 2023년 1조 7359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4년에는 2조 8181억 원으로 2조 원대에 진입했으며, 2025년 8월 말 기준으로는 3조 2500억 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연평균 30%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며, 글로벌 전력망 및 해저케이블 사업에서의 지속적인 확장을 보여준다.

이번 수주잔고에는 구리선을 가공한 소재 사업과 통신케이블, 국내 민간 판매 물량은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수익성이 높고 기간이 긴 프로젝트성 사업만 반영돼 있으며, 주력은 초고압 전력망과 해저케이블 분야다.

대한전선은 특히 8월 한 달 동안 ▲안마해상풍력 해저케이블 프로젝트(1816억 원) ▲싱가포르 400kV 초고압 전력망(1100억 원)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2200억 원) 등 총 5100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들 프로젝트는 케이블 생산에서 접속, 시공, 시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 턴키(Full Turn-Key) 방식으로 진행된다.

업계는 대한전선의 경쟁력이 단순한 케이블 제조를 넘어, 시공·시험까지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에 있다고 평가한다. 싱가포르에서는 400kV급 초고압 전력망 턴키 프로젝트를 5회 연속 수주하며 해당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카타르 역시 수십 년간 대형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주요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대한전선은 앞으로도 해저케이블 및 HVDC(초고압 직류송전) 케이블 분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640kV급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제2공장 투자를 확정하고,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법인인 오션씨엔아이를 인수해 생산부터 운송·시공·유지보수까지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역량을 갖췄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초고압 전력망과 해저케이블의 기술력 및 수행 역량을 입증하며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달성했다”며 “향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등 차세대 전력 인프라 구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대한전선은 대한전선은 카타르 국영 수전력청(Kahramaa)으로부터 총 20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이 중 1800억 원 규모는 대규모 담수복합발전소 전력을 카타르 전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송전 시스템 확장 사업으로, 현지 최고 전압인 400kV·220kV급 전력망의 설계부터 시험까지 풀 턴키 방식으로 수행된다.

또한 지난 8월 21일에도 약 400억 원 규모의 220kV급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한전선은 2008년부터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 확충 사업에 참여하며 글로벌 경쟁사와 경쟁 속에서도 입지를 다져왔으며, 이번 수주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의 기술력과 턴키 수행 역량을 재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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