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 22일 기자회견 가져

[일요서울 l 세종 김교연 기자]세종보 철거를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금강 수위 저하로 인한 방축천·제천의 메마른 현실을 두고 “금강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장을 찾은 언론은 “강바닥이 갈라진 흉측한 모습”이라고 지적했지만, 해당 단체 관계자는“나는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 시민 정서와 괴리된 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환경단체 “강은 흘러야”…세종시장 사퇴 요구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는 22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보 철거만이 금강을 되살리는 길”이라며 최민호 시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선동했다며 최 시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강은 흘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제천·방축천이 말라붙은 현상과 물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는 22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교연 기자)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는 22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교연 기자) 

“강바닦 마른 제천 흉측하다” 지적에 “되레 좋다” 답변

본지가 현장에서 메마른 제천 바닥 사진을 제시하며 입장을 묻자, 한 관계자는 “(기자의) 주관적 기준일 뿐”이라며 “나는 좋다. 강물이 졸졸 흐른다. 백로나 천둥가리를 봤느냐”고 답했다. 세종시민들이 체감하는 갈라진 하천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촬영한 도심을 흐르는 제천 전경(사진=김교연 기자) 

“물 부족 없다”는 단체…세종시는 ‘물공급 우려’

단체 관계자는 “세종시는 대청호에서 정수된 물을 스마트 상수도 관망으로 공급받고 있어 먹는 물과 농업·공업용수 모두 부족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후 변화에 영향을 안 받을 정도로 양화취수장에서 복류층의 물을 퍼내는 시설을 했기 때문에 세종시의 제천 방축천 호수공원의 물 공급 대책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강을 무조건 막아서 수량을 확보하겠다는 접근 방식은 동의를 할 수 없다"라며 "물공급대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공개토론을 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종시는 기후변화로 인한 ‘돌발 가뭄’ 발생 시 지하수위 저하로 물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실제 금남면 일대 지하수위는 최근 3년간 약 1m 하락했으며, 이는 세종보 전면 개방 후 금강 수위 감소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강릉시의 가뭄으로 인한 재난 사태가 언제든지 세종시에서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 적극적인 물 공급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시민들에게서 나온다.  

“금강 수위와 무관” 주장에 신뢰성 논란 

환경단체 관계자는 강바닥이 드러난 제천에 대해 “이곳은 자연천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구조”라며 “금강 수위와는 상관없고, 수도꼭지를 틀어야 흐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양화취수장의 문제일 뿐이며, 양화취수장의 수량은 금강 수위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화취수장의 용수 확보가 실제로는 금강 수량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세종시의원의 발언이 확인되면서, 해당 발언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지난 3월 세종시의회 최원석 의원은 기자회견 중 “건기 때 매일 금강 물을 2만5000~2만6000t씩 퍼올리면, 금강 본류 수량이 눈에 뜨일 정도로 줄어들어서, (금강 경관을 위해)퍼올리는 수량을 그때그때 조절해 줄이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는 집행부(세종시)의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세종보 수문을 세워 담수를 해야 하는 근거로 ▲행정중심복합도시 1생활권 방축천·제천 등에 필요한 용수가 하루평균 2만5000~2만6000t이고 ▲이 2만5000~2만6000t의 물을 세종시 금강 상류에 있는 양화취수장에서 매일 퍼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는 22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김교연 기자)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세종보철거를원하는시민대책위는 22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김교연 기자)

세종보 철거 논란…“현실 외면한 구호” 비판도

세종보 철거 주장이 “강은 흘러야 한다”는 이상적 구호에 머물고 있을 뿐, 정작 세종시 신도심을 흘러 시민생활 환경과 밀접한 방축천·제천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서울 한강에는 이미 여러 개의 수중보가 운영되고 있어, 물의 수량이 도시 규모와 직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세종국회의사당 시대를 앞둔 세종시 역시 안정적인 용수 확보를 위해 세종보 재가동으로 인한 담수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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