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1000억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대형 주가조작에 나선 정황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불공정거래 척결을 위해 출범한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으로, '주가조작 패가망신' 본보기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금융위·금감원·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단장 이승우, 이하 합동대응단)'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부당이득을 취해 온 대형 작전세력을 적발했다. 이들은 2024년초부터 현재까지 은밀하게 주가를 조작해 400억 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이들은 평소 일별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정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자금,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동원해 1000억 원 이상의 시세조종 자금으로 유통물량의 상당수를 확보, 시장을 장악(혐의자 매수주문량이 시장 전체의 약 1/3 차지)한 후,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ㆍ종가관여 등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만들어 투자자를 유인했다.
 
구체적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대량 주식으로 매매를 주도하면서 수 만회에 이르는 가장ㆍ통정매매 주문을 제출한 후 단기간 내 체결시키는 수법으로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혐의기간 중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하는 등 집요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지배했다.  

또한 이들은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회피하기 위해 수십 개의 계좌를 통해 분산 매매하고 자금흐름을 은폐하였을 뿐 아니라 주문 IP를 조작하거나 주가조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 상황을 활용한 정황도 발견 됐다.

이렇게 혐의자들은 주가조작을 쉽게 눈치채지 못하도록 고도의 지능적인 전략을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1년 9개월동안 거의 매일 주가조작을 실행해 유통주식 수량 부족으로 거래량이 적은 해당 주식의 주가를 주가조작 전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상승시켰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권대영)는 주가조작에 이용된 수십개의 계좌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지급정지 조치를 최초로 시행했다. 

합동대응단은 혐의자들의 자택, 사무실 등 10여개 장소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합동대응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압수수색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현장 증거를 확보함과 동시에 주가조작 행위를 중단시켜 투자자 피해 확산을 방지했다"며 "작전세력이 편취한 부당이득을 남김없이 환수할 수 있는 선제적인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금감원의 시장감시 과정에서 최초 포착한 후 합동대응단에서 기관 간 긴밀한 공조 조사를 진행해 온 사건으로, 향후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또한 이들이 취득한 불법재산에 대해 과징금 부과(최대2배) 등을 통해 철저히 환수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최근 자본시장법에 도입된 금융투자상품 거래 및 임원선임 제한 등의 신규 행정제재도 적극 활용 불공정거래 행위자를 우리 자본시장에서 퇴출(원스트라이크 아웃)하겠다고 전했다.

앞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주가조작과 관련해 "지금 주가 조작해서 이익 본 것만 몰수하는데, 주가 조작 원금까지 싹 몰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가 조작, 부정공시 하는 거 아주 엄격하게 처벌해서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려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합동대응단 관계자는 “이번 사건 외에도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중대 불공정거래 사건을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거래소의 밀착 감시를 통해 포착되는 중대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주가조작 세력이 우리 자본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