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怪物)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쓰인다. 첫째는 일반적으로 괴상하게 생긴 생명체를 뜻하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없었던 동물들이나 불가사의한 생명체, 외계 생명체 등에 괴물이라는 표현을 쓴다. 2006년 1천만 관중을 동원하면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은 여기에 속한다.
둘째는 생김새나 마음 씀씀이가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쓰는 표현으로서의 괴물이다. 좀비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가 생김새가 괴상한 괴물이라면, 영화 ‘브로커’의 메가폰을 잡고 배우 송강호를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으로 이끈 일본의 코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2023년 영화 ‘카이부츠(怪物)’에 나오는 사람들이 마음 씀씀이가 괴상한 부류에 속한다.
또한 고전적으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Psycho)’에서 모텔 주인 역으로 열연한 안소니 퍼킨스가 있다. 이러한 괴물(사람)들은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순우리말 표현으로는 ‘돌아이’라고 하지만, 반사회적 성격장애 질환을 뜻하는 ‘소시오패스(Sociopath)’나 마음이 결핍된 질병이라는 의미의 ‘사이코패스(Psychopath)’로도 불린다.
셋째는 특정 분야의 일에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 선수를 미국에서는 괴물 투수라며 ‘코리안 몬스터(Korean Monster)’라고 불렀다. 이러한 비유는 매우 영광스러운 비유일 것이다.
최근, 3대 특검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의 용산 시절의 과거 일상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용산에서의 그들의 삶은 대한민국 대통령 부부로서의 삶이 아니었다. 그 예를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분노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생략한다. 생김새나 마음 씀씀이 모두 괴물 같은 삶 그 자체였다.
그와 더불어 대통령이 되기 전의 기행들도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하고 있다. 본 코너에서도 필자가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학 시절 윤석열은 몸무게가 130킬로그램이 나갈 정도의 거구였다고 한다. 친구들과 후배들을 불러 집밥을 대접하는 일이 허다했으며, 그 결과 대학교수였던 어머니는 교수직도 내려놓고 아들 뒷바라지에 열중했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 시절에도 집밥 타령으로 어머니를 볶아대는 바람에 연희동에 바람 잘 날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영부인의 자리에서 물러난 김건희에 대해서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그의 ‘유지’ 대학원 시절의 이야기를 푸는 사람이 있다. 대학원 수업에는 나타나지 않다가도 종강 파티에 나타나 돈뭉치를 내밀며 회식비로 쓰라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지도교수를 포함해 모든 이들이 아연실색했다는 얘기, 그 결과 ‘유지’ 논문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씁쓸한 우리나라 대학원 현실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윤석열과 김건희는 괴물이 틀림없다. 문제는 그들이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권력을 가지게 됐다는 데 있다. 정치적 괴물이 된 것이다. 괴물이 된 그들에게는 계엄도 쿠데타도 그저 괴물 같은 사람의 일상이었을 뿐이었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괴물 본성은 타고났다. 그러나 그들의 괴물 본성을 일깨우고 키운 것은 그들의 부모였으며 주변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정치적인 괴물 본성을 불러낸 사람은 1차 적으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고, 2차 적으로는 국민의힘이었다. 모두가 궁핍한 신세에 몰렸을 때 괴물임을 알면서도 괴물을 불러낸 것이 지금의 양대 정치세력이었다.
괴물은 진화하는 습성이 있다. 진화의 방향은 더 교묘하고 강해지는 것이다. 누가 정치적 괴물을 불러냈는지에 대한 정치적 심판이 없다면, 어쩌면 우리는 곧 더 똑똑하게 진화한 정치적 괴물과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다가오는 한가위 차례상에서 정치적 괴물에 대한 논전이 벌어져 대한민국 정치발전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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