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의 야심찬 도전... 결과는 냉혹

카카오톡 '친구' 탭 [사진 = 카카오톡, 뉴시스]
카카오톡 '친구' 탭 [사진 = 카카오톡, 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내놓은 대규모 개편이 역풍을 맞고 있다. 친구탭과 프로필을 피드형으로 바꾸고 광고를 삽입하는 등 메신저 본연의 기능을 벗어난 변화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앱스토어 평점은 1점대로 추락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옛날 카카오는 어디 갔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쉰내 나는 인스타그램’... 이용자 조롱 확산
-이용자 ‘피로감’ 직격탄... 업데이트 거부 움직임도


카카오톡은 지난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친구탭 및 프로필 변화 ▲채팅방 관리 및 메시지 기능 ▲AI 및 보이스톡 기능 강화 ▲숏폼 및 커뮤니티 기능 등을 대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친구탭을 피드형으로 바꾸고, 친구의 프로필 변경내역을 타임라인 형태로 볼 수 있도록 전환했다. 또한 타임라인 중간에 광고도 삽입했다.

기존에는 친구목록에 이름, 프로필사진, 상태메시지가 표시됐지만, 업데이트 후에는 친구탭을 누르자마자 프로필 변동내역이 보이도록 했다. 이처럼 이용자들은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하게 달라진 업데이트로 피로감과 불만을 호소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폰트 하나만 바뀌어도 불편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자신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이 메신저 본연의 기능보다는 소셜 미디어 기능에 과도하게 집중했다며 “쉰내 나는 인스타그램”이라고 혹평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카카오톡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최근 평점 또한 ‘1점’이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3년 전 카카오톡의 당당한 공지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글에는 지난 2012년 5월 카카오톡 2.9.6 버전 업데이트 당시 카카오가 남긴 공지를 살펴보면 "카카오톡은 유료화를 할 계획이 전혀 없다. 카카오톡에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며 "카카오팀이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다.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이번 업데이트의 방향성이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려 수익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돼 이용자들은 “옛날의 카카오 어디갓냐?”, “개선해도 이전처럼 돌아오지는 쉽지 않을 것이다”는 등 우려를 표출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주요 내용. [뉴시스]
카카오톡 업데이트 주요 내용. [뉴시스]

빗발치는 불만의 목소리에 카카오는 불만이 가장 많았던 친구 탭을 수정할 예정이다. 업데이트 이후 격자형으로 사진 등이 노출되는 업데이트가 피로감을 준다는 의견을 반영해 상태 메시지나 생일 알림 크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미성년자 숏폼 콘텐츠 노출 논란을 반영해 '보호자 인증'을 통한 제한 설정을 추가했다.

또한 이번 주 공지를 통해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라며 친구탭 개선 방안도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자 카카오 주가는 지난 26일 장 중 한때 4% 넘게 하락하면서 6만 원 선이 깨지기며 카카오톡을 성난 민심을 보여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50분 기준 카카오는 6만 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무너져버린 6만 원 선을 되찾은 상황이지만, 카카오 측의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에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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