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법인 15% 구주 매각 결정... IPO 속도

LG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 매각을 의결하며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사진=맨 아랫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LG전자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 나라 로케시 주 인적자원개발부 장관. 제공 : LG전자, 뉴시스)
LG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 매각을 의결하며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사진=맨 아랫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LG전자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 나라 로케시 주 인적자원개발부 장관. 제공 : LG전자, 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LG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 매각을 의결하며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번 매각은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지분을 처분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조달 금액이 100% 본사로 유입된다. LG전자는 최종 증권신고서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제출할 계획이며, 이르면 내달 IPO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을 두고 현금 조달과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대규모 딜로 평가한다.

-구주 매각으로 본사 현금 유입 기대...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
-“LG전자 인도법인 IPO가 회사 재무지표 강화 요인이 될 것”


30일 LG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1억 181만 5859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일과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최종 승인 이후 공모가 밴드와 처분예정일자를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서류를 제출하며 상장 준비를 본격화했고, 올 3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상장 예비승인을 받았다. 당초 상반기 중 상장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4월 말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일정 조정에 신중을 기했다.

이번 인도법인 상장은 신주발행 없이 기존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조달금액이 100% 본사로 유입된다. 이자비용 등 금융리스크가 없는 구조여서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가 크다.

현지 매체들은 공모 규모를 약 1150억 루피(한화 약 1조 8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LG전자 2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 1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IBK투자증권 김운호·강민구 연구원은 “4분기는 비수기이지만 인도법인 상장으로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Moody’s)도 “LG전자 인도법인 IPO가 회사 재무지표 강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가 공시한 올해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은 상반기에 매출 2조2829억 원, 순이익 2097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2년 연속 2조원을 돌파했으며 순이익은 반기 기준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넘었다.

앞서 LG전자는 1997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첫 공장을 세우며 인도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판매부터 생산·연구개발(R&D)까지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현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시장조사 업체 레드시어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인도 시장 매출 점유율은 냉장고 28.7%, 세탁기 33.5%, 에어컨 19.4%, TV 25.8% 등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인도에서 연매출 3조7910억원, 순이익 331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44%, 순이익은 70% 늘었다.

한편, 인도 자본시장 특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현지 사업을 가속화하는 글로벌 기업은 점차 늘고 있다. 월풀(가전), 오라클(IT), 스즈키자동차(자동차), 네슬레(식품) 등 다수 글로벌 기업이 인도 자회사 상장을 통해 현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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