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세종시 대상 국정감사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의 세종보 재가동 주장 질타
“오리배를 띄워 경관 좋게 하려는 것 아니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청주 서원)이 지난 20일 열린 세종시 대상 국정감사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의 세종보 재가동 주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세종보 철거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강조했지만, 다수의 세종시민들 사이에서는 “지역의 현실과 민심을 전혀 모르는 주장”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이 의원은 “오리배를 띄워 경관을 좋게 하려는 것 아니냐”며 최 시장의 주장이 “단순한 고집에 불과하다”고 비꼬았다.
또한 “세종보를 막아 녹조가 발생하면 어디가 피해를 입느냐”고 반문하며, “그 피해는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가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세종보는 예산낭비” 주장… 하지만 시민들은 “생존의 문제”
이 의원은 세종보의 소수력 발전 수익(연 11억 원)이 유지관리비(16억 원)보다 낮아 “매년 4억 8천만 원의 순손실이 발생한다”며 세종보를 돈 먹는 하마로 표현했다. 또 재가동 수리공사비를 포함해 관리비가 52억원으로 유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수 세종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세종보는 단순한 전력 생산시설이 아니라, 농업·어업·재난관리·상권유지 등 시민 생존과 직결된 기반시설이라는 게 지역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난 9월 30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농업인·어민·상인·소방관계자·시민대표들은 “세종보 재가동은 환경 논쟁이 아니라 생존권 문제”임을 호소했다. 다수의 시민들에게서 탁상공론으로 도시 경쟁력과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려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은 가뭄 안 온다?”…현실 외면한 지역구 중심 시각
이 의원은 “금강 상류에는 대청댐과 미호강이 있어 가뭄이 들지 않는다”며 세종시의 농업용수 확보 논리를 일축했다. 그러나 세종시민들은 “바짝 마른 강바닥을 한번만이라도 직접 봤으면 그런 말은 못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한다.
지난 시민들의 기자회견에서 “세종보가 개방된 지난 몇 년, 금강은 강이 아니라 상처였다. 가뭄철과 겨울철이면 강바닥이 드러나 황량한 모래톱만 이어졌고, 장마철이면 산책로와 체육시설, 벤치, 자전거도로가 물에 잠겼다. 수위는 들쭉날쭉했고, 시민은 떠나고 상인은 무너졌다.”는 주장이 있었다.
실제로 세종 신도심을 흐르는 방축천과 제천은 건기마다 바닥이 드러나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으며, 현재 금강에서 물을 끌어와 양수장을 통해 두 하천에 물을 공급하는 상황에 있다.
보 개방 이후 농민들 또한 낮아진 수위로 인한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세종보 인근 농민 은 “보 개방 이후 지하수위가 1m 가까이 낮아져 양수 비용이 폭증했다”며 “이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농민의 생존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시민들은 “가뭄이 없다”는 이 의원의 발언이 청주 현도 등 자신의 지역구 중심 시각에 불과하며, 세종시의 실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리배 띠우려고” 발언, 시민 생존권 무시
이 의원은 세종보가 “농업용수나 생활용수 목적이 아닌, 수변 경관 등 친수시설용으로 건설된 보”라며 “최민호 시장이 오리배 띄우려고 세종보를 재가동하려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가벼운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종보는 단순한 경관용 시설이 아니라, 농업·상권·재난 대응 등 도시의 생존 기반과 직결된 핵심 인프라”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보 철거는 도시 경쟁력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며, 보 개방 이후 강바닥이 드러나고 손님이 끊겨 점포들이 잇따라 폐업한 현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이 의원의 인식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녹조 때문에 수상레저 폐업했다는데...."
이 의원은 "세종보 가동시 녹조와 수질악화로 인해 수상레저 사업자들이 이미 폐업했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실제 수상레저산업 관계자는 “보가 닫히면 녹조가 생긴다는 건 과장된 주장”이라며 “지금은 강바닥이 드러나 배도 못 띄우는 상황인데, 녹조 걱정을 하는 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세종보 가동을 주장하는 수상레져산업 관계자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수위가 낮은 세종시 금강은 수상레포츠가 불가해, 결국 유동인구와 외부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수상 레저시설 활성화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핵심 동력원이다. 세종보를 즉각 가동하라" 고 밝혔다.
“지역민심과 한참 동떨어진 발언”…현장을 가보라
세종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이광희 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을 두고 “세종의 현실을 전혀 모른 채 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된 세종보 관련 무기명 여론조사에서 재가동 찬성이 8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권이 여전히 ‘환경’과 ‘정치’라는 이념적 프레임으로 시민 여론을 단정짓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보가동추진주민협의체 홍승원 대표는 “세종보를 단순히 오리배를 띄우기 위한 시설로 보거나, 근거 없는 수질오염 문제를 들며 비판하는 것은 세종보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라며 “책상 위 논리로 지역을 재단하지 말고 현장을 직접 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시장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세종보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행복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설치된 시설”이라며 “가뭄과 재난 시 비상용수를 확보할 핵심 인프라인 만큼 제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반장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도 “환경부가 관리 주체라 하더라도 세종보 문제는 시민의 삶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시장이 중심이 돼 환경부와 정치권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