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주최 내 일(My Job)에서 내일(Tomorrow)로 포럼’에서 강연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28일 열린 ‘내 일(My Job)에서 내일(Tomorrow)로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김교연 기자)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28일 열린 ‘내 일(My Job)에서 내일(Tomorrow)로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김교연 기자)

[일요서울 l 세종 김교연 기자]  “이제는 수능 만점자 옆에 챗GPT와 제미나이가 서 있는 시대입니다. 더 좋은 대학, 더 높은 학점이 무의미해졌습니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강연에서 “AI 시대에는 인간이 암기와 정확성으로 경쟁할 수 없다”며 “대체 불가능한 사람, 자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승 교수의 강연은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원장 이홍준)이 28일 아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다목적강당에서 주최한 ‘내 일(My Job)에서 내일(Tomorrow)로 포럼’에서 진행됐다.   

정 교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20세기식 암기 중심 교육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젊은 세대는 교과서 속 지식을 외우고, 50분 동안 20문제를 실수 없이 푸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금의 학생들은 모두 같은 인풋을 받았는데 사회는 각자 다른 아웃풋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불공평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정 교수는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AI와의 협업 능력을 꼽았다.
“앞으로의 직장은 챗GPT 같은 AI와 함께 일하는 공간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도구로 다루되, 의사결정의 주체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는 “AI는 방대한 정보를 학습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답을 줄 수 있지만, 윤리적 판단과 사회적 고려, 인간적인 맥락은 여전히 사람이 더 잘한다”며 “AI와 협업할 줄 아는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과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내 일(My Job)에서 내일(Tomorrow)로 포럼’ 강연 전경(사진=김교연 기자) 
‘내 일(My Job)에서 내일(Tomorrow)로 포럼’ 강연 전경(사진=김교연 기자) 

“경쟁보다 협업을 장려하는 제도가 필요”

정 교수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한 줄 세우기’식 경쟁 구조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공무원 조직, 기업, 학교 모두 협업을 평가하는 제도가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필요한 인재는 1의 능력을 가진 사람 1000명을 모아 1000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는 “AI는 혼자 일하지만, 인간은 함께 일할 때 혁신을 만든다”며 “협업을 촉진하는 평가와 보상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업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인간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도 손꼽았다. 

“창의력은 멀리 떨어진 개념을 연결하는 힘”

정 교수는 뇌과학 연구를 인용하며 창의성의 본질을 설명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때 뇌에서는 서로 멀리 떨어진 개념을 연결하는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인공지능은 알고리즘상 가까운 개념만 연관시키기 때문에 이런 ‘멀리 있는 연결’을 잘 못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입니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로 만든 영상과 실제 촬영 영상이 구분되지 않는 시대입니다. 사생활 침해나 표절의 유혹이 커집니다. 그래서 기업은 AI 윤리 강령을, 학교는 AI 윤리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는 “AI를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AI 시대, 세종시가 준비해야 할 미래 전략’라는 주제로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김은경 교수(국립한밭대학교)를 좌장으로, 조민호 교수(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한정희 단장(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김명환 부연구위원(한국직업능력연구원), 정석현 대표(필름AI), 김진영 대표(앰플랩), 이창준 팀장(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등이 참여해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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