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선거 앞두고 건전성 관리 ‘성적표’ 주목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 [사진 = 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 [사진 = 새마을금고중앙회]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새마을금고가 연체율을 6%대로 낮추며, 부실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흔들리던 여신 건전성이 안정세로 돌아선 가운데, 중앙회는 연말까지 연체율을 5%대로 낮추는 ‘건전성 회복 시나리오’를 가동 중이다. 내달로 다가온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서 이 같은 성과가 표심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인 회장, 부실채권 매각·내부통제 강화 성과 부각
-“12월 중앙회장 선거... 건전성 관리력이 표심 가를 듯”


6일 상호금융권 전반이 PF 부실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연체율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장 김인)는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이 6%대로 회복됐다며, 연말까지 5%대 달성을 목표로 부실채권 매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복세의 동력은 지난 7월 출범한 MG자산관리회사(MG AMCO)다. 새마을금고는 MG AMCO를 중심으로 부실채권 매각·정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캠코·NPL펀드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부실 자산을 적극적으로 털어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조8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6조 원가량을 정리했다.

이와 함께 새마을금고는 충당금 적립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약 7조 원으로, 향후 손실에 대비한 완충력을 키운 셈이다. 지난달에는 ‘통합재무정보시스템’을 오픈해 전국 금고의 재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관리 체계도 구축했다.

다만, 건전성 강화의 대가로 실적 악화는 불가피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조738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손실을 냈다. 충당금 확충과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컸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 6.81%로 전년 대비 1.74%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36억5000만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부실 논란도 제기됐다.

김인 새마을금고 중앙회 회장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조직 쇄신에 주력해 왔다. 그는 “부실채권 매각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빠른 시일 내 건전성을 회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며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인 회장의 연임 여부가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열리는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12월 17일로 확정되면서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으로 치러지는 두 번째 직선제 선거로,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1,276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아직 공식 출마 선언자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치고 있다. 올해 개정된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회장 임기가 단임제로 바뀌었지만, 김 회장은 개정 이전 취임자로서 연임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경쟁 후보로는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 유재춘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천만 전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본지와 이야기를 나눈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지난 2년간 부실채권 정리와 내부통제 강화에 주력해 온 만큼, 연말 건전성 지표가 향후 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연체율이 5%대에 안착한다면 ‘성과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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