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것 같지만 지금 여의도는 정기국회가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정기국회의 꽃이라는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다.
예년 같으면 한 건 올린 야당 국회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르는 것이 대략 이즈음이지만, 올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한 건 올린 야당 국회의원은 없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야당 국회의원은 당연히 없으며, 스타로 떠오르는 야당 국회의원은 있을 리 만무하다.
오로지 ‘김현지’라는 자연인만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힘에 의해 전국의 국민들에게 이름도 알리고 얼굴도 알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중이다. 물론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김현지가 뭘 하는 사람인지 그녀의 직책도 나이도 학력도 잘 모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녀가 아직 스타로까지 떠오르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스타가 되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그날이 국민의힘이 망하는 날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야당의 무능과는 별개로 여당에서는 진선미 의원이 국립대학교인 인천대학교 국정감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딸인 유담 씨의 인천대학교 교수 채용 의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일파만파로 커져 인천대학교 교수 채용에 대한 경찰의 수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당연히 야당 의원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국민의힘은 너무나도 조용하다. 아마도 제 식구라고 생각하는 유승민 의원이 딸 유담 씨의 교수 채용에 관여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듯싶다. 개혁신당도 마찬가지다.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정치 스승인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거론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야당의 웃픈 현실이다.
이렇게 야당이 야당답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를 찾아 약 728조 원에 달하는 2026년도 정부 예산안을 설명하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시정연설을 하였다. 속 좁은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이 자당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이유로 반발하며 피켓시위로 맞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욱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스포트라이트에 힘입어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한국갤럽의 대통령 국정운영지지도 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63%를 기록하여 오랜만에 국정운영지지도 60%대를 회복했다. 조사기관에 따라 수치는 다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우상향 추세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우려하고,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최근의 한국 정치 상황은 양극화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일극 체제를 걱정하는 것인 현실적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이재명 대통령 일극 체제하에서도 부단히 이재명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움직임이 대표적인 그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이번 정기국회 중에 형사소송법 개정안(대통령 재판 중지법)을 통과시킬 생각이었다. 이는 하루 만에 대통령실에 의해 제동이 걸렸지만, 우리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이재명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 그로 인해 무리하게 입법을 통해 자신을 보전하려고 한다는 인식을 갖게끔 했다. 한마디로 가만히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국민들에게 욕보인 행위이다. 이는 정청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한 빅엿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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