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0월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10분간 면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3일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업선포로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내란 우두머리’로 몰려 구속수감 중이다. 장 대표는 취임 52일 만에 자신이 전당대회 때 공언했던 대로 윤 전 대통령 면회에 나선 것이다. 장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은 면회시간 10분 중 절반가량을 눈물로 보냈다고 한다. 장 대표 측은 윤 전 대통령 면회가 “인간적 도리”이자 약속을 지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 대표의 면회를 두고 일부 국민의힘 소장파와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주요 일간지들은 비정하리 만큼 비판적이다. 민주당은 장 대표의 윤 면회를 가리켜 “제2의 내란 선동” “윤석열과 다시 손잡고 정권 재탈환을 명분으로 제2의 쿠데타를 꿈꾸고 있는 것 아닌가”고 했다. 그런가 하면 국민의힘 소장파와 한동훈계 계열은 “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트리는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디. 이어 “부적절한 처사로 국민의힘 ‘일부 의원까지 특검수사망에 오른 상황’인데 이런 때 보수를 대표하는 장 당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만났어야 했나”라며 책망했다. 조선일보는 10월20일자 사설을 통해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와 관련, ‘강성 지지층이 아닌 보수진영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한다’며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10월20일자 사설에서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는 정치‘라고 했다.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은 정치공학적 시각에만 쏠려있다. 인간의 기본인 인간적 도리는 외면했다. 정치공학은 정치구조를 공학적으로 다루는 방법론으로서 인간적 도리나 도덕성을 배제한다. 정치공학적 시각에서 본다면,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는 민주당 주장처럼 “제2의 내란 선동”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일부 국민의힘 말대로 여러 의원들이 특검수사망에 오른 상황인데 이런 때 당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만났어야 했느냐”며 반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는 득표계산만 파고 그는 정치공학적 접근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기본인 인간적 도리도 정치에 크게 작용한다. 인간적 도리 존중은 정치과정에서 인간적 신뢰와 신의를 쌓아간다는 데서 매우 중요하다. 16세기 마키아벨리(Nicolo Machiavelli: 1469-1527)는 목적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정치논리를 펼쳐 근대 정치학의 초석을 세웠다. 중세기 신의 지배에서 인간 지배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군주론’에서 궁극적으론 국가와 개인이 도덕성을 갖추었을 떼 ‘탄탄해지고 영속될 수 있다’고 덧 붙였다.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도 ‘내란 우두머리’로 몰려 재기 불능한 윤석열을 만나 “인간적 도리”를 지키고자 했다는데서 도덕성을 갖춘 면회였음이 틀림없다.
두 사람은 10분간 면회하면서 절반을 눈물로 보냈는데 그런 경황에서 ‘제2 쿠데타’ 기도는 상상할 수 없다. 도리어 인간으로서의 따뜻한 연민의 정을 느끼게 했다. 정치공학적 유•불리를 떠나 사람 된 도리로서 한 인간이 재기 불능상태로 떨어진 인간을 위로차 만난 것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를 제2의 쿠데타 기도라고 했는가 하면, 일부 국민의힘은 자신들을 나락으로 빠트리는 짓이라고 했다. 너무 야박하고 매몰차며 비정하다. 특히 진리와 인간 도리를 존중해야 할 신문들마저 장 대표의 면회를 득표계산으로만 보았다는데서 그들도 인간성을 상실했음을 드러냈다.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는 국민의힘을 나락으로 빠트리는 게 아니라 마키아벨리의 서술대로 ‘탄탄해지고 영속될 수 있도록 인간의 도리를 다 한 게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