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센티 인문학] 저자 조이엘 / 출판사 언폴드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소소한 지식이 쌓여 생각의 도구가 되는 일만큼 가치 있는 일도 드물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사고의 깊이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출판사 언폴드에서 출간된 조이엘 작가의 책 「1센티 인문학」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는 “하루에 단 1센티라도 생각의 폭을 넓히자”는 메시지를 던지며, 일상의 순간 속에서 피어나는 인문학의 감성을 포착한다.

생각의 폭을 1센티 넓히는 힘’

책 「1센티 인문학」은 인문학을 어렵고 추상적인 학문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생각의 놀이’로 제시한다. 저자는 “매일 1센티의 생각을 쌓자”는 제안을 바탕으로, 우리 주변의 익숙한 장면을 낯선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다.

책에는 “익숙함이 주는 안도감은 어디서 오는가”, “기억은 왜곡될 수밖에 없는가”, “우리는 왜 틀을 깨기 어려운가” 등 일상적인 질문이 빼곡하다. 짧은 문장 속에서 시작된 사유가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독자는 자연스럽게 ‘생각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저자 조이엘은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일이 곧 지적 성숙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이 책은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독자 스스로 사고하고 질문하도록 이끄는 ‘생각의 일기장’에 가깝다. 하루 한 편씩 읽으며 자신의 내면을 정리하고,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꼬리를 무는 지식의 흐름이다. 저자는 세익스피어의 문장으로 시작해 말라리아, 최치원, 세습자본주의로 이어지는 독특한 인문학 여정을 펼친다. 철학과 역사, 과학과 예술, 지리와 사회학을 넘나드는 서술은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선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선택의 문제를 탐구하다 보면, 자연스레 전염병의 역사와 생존의 본능으로 이야기가 확장된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최치원의 사상을 통해 동양철학의 미학을 들여다보고, 다시 오늘날의 세습자본주의 사회로 시선을 옮긴다.

이처럼 각 장은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모두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저자는 지식을 나열하는 대신 ‘사유의 그물망’을 엮어내며, 독자가 스스로 생각의 실마리를 찾아가도록 돕는다. “인문학은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책 「1센티 인문학」의 제목은 단순한 거리 단위를 뜻하지 않는다. 저자는 “생각에도 깊이와 온도가 있다면, 그 차이는 단 1센티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거대한 혁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 1센티의 사고 전환이라는 것이다.

책은 짧은 글 형식으로 구성돼 있어, 출근길이나 잠깐의 휴식 시간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각 편은 삶의 감각을 깨우는 문장으로 이어지며, “하루의 피로를 다독이는 인문학적 쉼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간 직후 독자들 사이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 흐름에 빠져 책을 놓기 어렵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인문학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청소년부터 직장인,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독자층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인문학, 삶의 태도를 바꾸는 사유의 연습

책 「1센티 인문학」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지식의 단편에 휘둘리는 현대인에게 ‘사유의 중심’을 되찾게 해주는 책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저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매일 단 1센티의 사유”에서 찾는다.

조이엘 작가는 “인문학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그의 문장에는 독자를 위로하거나 가르치려는 권위적 어조가 없다. 대신, 조용히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게 한다. 이런 점에서 「1센티 인문학」은 지식보다 태도를, 학문보다 사람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 조이엘, ‘생각의 온도’를 나누는 사람

한편 저자 조이엘은 학창 시절 물리학에 매료되어 이과 공부를 했지만, 대학에서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철학과와 서양철학을 전공했다. 이후 제주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인문학 강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역 도서관 ‘상상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그는 유튜브 채널 ‘백꽈사전’을 통해 인문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며, 사람 사이의 소통과 생각의 틈을 조금씩 메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의 다른 저서로는 「국영수는 핑계고 인생을 배웁시다」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 등이 있다. 모두 일상의 언어로 철학을 이야기하며, “생각이 자라는 글쓰기”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 「1센티 인문학」과 함께 읽을 만한 도서로는,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 한병철의 ‘불안사회’가 있다. 이 책들은 인간과 사회, 관계와 감정의 본질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조이엘의 사유와 맞닿아 있다.

책 「1센티 인문학」은 거창한 이론서가 아닌 오히려 일상의 사소한 생각 속에서 철학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단 1센티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사유의 변화, 그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인문학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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