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재편 속 협력사와 ‘실전형 동반성장’ 전략 재정비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 = LG 전자, 뉴시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 = LG 전자, 뉴시스]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환경 속에서 LG전자가 협력사들과 공급망 재편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미국발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 심화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자, 현장에서 곧바로 대응 가능한 ‘공동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B2B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 등 새 먹거리에도 협력사 역할을 키우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LG전자는 “협력사는 가족이자 고객”이라며 동반 성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급변하는 통상환경… 협력사와 생산·품질 체계 손본다
-관세·지경학 변수에 대응하는 ‘현장 중심’ 협력 전략 모색


LG전자가 협력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재정비했다. 글로벌 통상환경이 빠르게 흔들리고 미국발 관세 부담까지 현실화되면서, 현장에서 곧바로 대응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9일 LG전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협력사 대표 80여 명과 ‘협력회 워크숍’을 열었다. 조주완 CEO를 비롯해 생활가전, TV, 차량전장, 에너지솔루션 등 각 사업본부장과 생산·운영 조직이 총출동했고, 협력사들도 생산·품질·R&D 책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미국 관세 압박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진 만큼, 단순한 격려 성격의 모임을 넘어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꺼내놓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B2B 확대와 볼륨존 라인업 강화 같은 사업 전략 변화가 공유됐고, 이에 따라 협력사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생산지 최적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품질·납기 역량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올라왔다.

또 최근 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과의 사업 연계성도 핵심 화두였다.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신흥시장 기회가 커지고 있는 만큼, LG전자와 협력사가 함께 현지 진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조주완 CEO는 “협력사는 LG전자의 가족이자 고객”이라며 “당면한 과제에 공동 대응해 지속 성장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력사 역시 스마트팩토리와 R&D 강화 의지를 밝히며 동반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을 다졌다.

이 같은 논의는 LG전자의 최근 실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LG전자는 대미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둔화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1조 8751억 원(QoQ +5.5%, YoY -1.4%), 영업이익은 6889억 원(QoQ +7.7%, YoY –8.4%)을 기록했다.

지난 9일 LG전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협력사 대표 80여 명과 ‘협력회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 = LG전자]
지난 9일 LG전자는 최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협력사 대표 80여 명과 ‘협력회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 = LG전자]

매출은 역대 3분기 중 두 번째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을 10% 이상 상회했다. 관세 부담, 희망퇴직 등 비경상 요인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지만, 주력·미래사업이 고르게 선전하며 시장 우려를 덜어냈다.

생활가전은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관세 부담에도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고, 볼륨존에서도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더해 생산지 최적화와 구독형 서비스 성장도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전장(VS)사업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판매 확대에 힘입어 분기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램프·전기차 구동부품 등도 효율화가 진행되며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은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부담이 있었고 TV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가 늘었지만, webOS 기반 플랫폼 사업 확대·광고사업 고도화 등으로 수익구조 전환을 가속 중이다. 냉난방공조 사업 역시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북미·중동·아시아 등지에서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계기로 전장, B2B, 구독형 서비스 등 ‘질적 성장’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실적설명회에서 3분기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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