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직격탄에도 선방한 한국앤컴퍼니... “원가 관리 강화”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타이어 업체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여파가 주요 변수로 지목된 탓이다. 그러나 영업이익 급감 우려와 달리 국내 타이어 3사는 예상보다 선방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완성차 업계와 달리, 타이어업체들은 비교적 미국 비중이 낮고 일찍부터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온 덕에 관세 후폭풍을 일부 피해간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 리스크 ‘유연 대응’... AGM 배터리 덕분
-한온시스템의 원가 효율화·운영 안정화...“실적 개선의 핵심”
10일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는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847억 원, 영업이익 137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1.9%, 영업이익이 85.6% 각각 뛰며 턴어라운드 흐름을 보였다.
회사 측은 한온시스템의 원가 효율화와 운영 안정화가 뚜렷해지면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재무 부담이 완화된 점을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글로벌 타이어 판매 증가가 맞물리며 지분법 손익까지 개선돼 전체 실적에 힘을 실었다.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납축전지) 부문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배터리 매출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2410억 원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관세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프리미엄 라인인 AGM(Absorbent Glass Mat) 배터리는 북미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브랜드 가치 제고 작업도 이어졌다. 지난 10월에는 그룹 통합 브랜드 ‘Hankook’ 아래 배터리 사업 전용 태그라인 ‘charge in motion’을 적용한 신규 BI를 공개했다. 이달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전시회 ‘AAPEX 2025’에서는 AGM 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력과 생산 경쟁력을 선보이며 글로벌 고객사 접점을 확대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핵심 계열사의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 미국 관세 등 글로벌 정세 변화 속에서도 한국(Hankook) 배터리의 기술·브랜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의 호실적은 시장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전 거래일 대비 9150원(18.54%) 급등한 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만9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7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4127억 원, 영업이익 5859억 원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3%, 영업이익은 24.6% 늘어난 수치다. 특히 타이어 부문은 매출 2조7070억 원, 영업이익 5192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과 주가 강세는 한국앤컴퍼니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는 데 계열사의 개선 흐름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관세 리스크 속에서도 타이어–배터리 양축의 방어력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