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재발 방지 대책이 향후 신뢰 갈림길
[일요서울 l 이지훈 기자] 런던베이글뮤지엄(LBM) 직원 과로사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관구 대표이사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처음으로 깊은 사과를 밝혔다. 강 대표는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며 “오랜 기간 매장을 사랑해 준 고객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과로 의혹은 반박... 안전체계·근무제도 보완 약속
- 강관구 대표, “내부 체계 재정비 계획 제시”
20대 직원 사망 사건을 둘러싼 과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의 강관구 대표가 뒤늦게 책임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브랜드 인기에 비해 인력·운영 시스템 정비가 뒤처졌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대표가 직접 입장을 낸 것이다.
강 대표는 10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사업 확장 속도가 빨랐던 만큼 내부 관리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며 “일하는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선 조치를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고객과 직원에게 실망을 안긴 데 대해서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회사는 직원 사망 이후 인력관리와 안전체계를 손보는 절차에 착수했다. 강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조치로 ▲HR 기능을 강화한 ERP 시스템 도입 ▲안전 전담 인력 배치 ▲52시간제 준수를 위한 근무제 정비 ▲대표 직속 소통 창구 신설 등을 제시했다. 그는 “단순한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논란의 핵심인 ‘장시간 근로’ 의혹에 대해선 반박했다. 강 대표는 “카페 제조·판매 업종 특성상 연장근로가 상시적으로 누적되기 어렵다”며 “올해 전 지점의 주당 평균 실근로시간은 40시간대 초중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점의 경우에도 “7월에는 근무시간이 다소 높았지만 이후 점차 안정됐다”고 강조했다.
산업재해가 최근 3년간 60건 넘게 발생했다는 지적에도 “경미한 상처도 공상 처리 대신 산재 신청을 안내하는 내부 원칙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칼베임이나 찰과상 같은 작은 사고도 모두 산재로 접수하면서 건수가 많아 보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불거진 이효정(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관련 논란에도 유감을 표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근거 없는 비방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 대표는 “내부 체계를 다시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경영진 모두가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투명하게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과는 지난 7월 인천점에서 숨진 20대 직원 故 정효원 씨 사건이 알려지며 불거진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정 씨는 입사 1년여 만에 사망했으며, 유족은 주 58~80시간에 달하는 초장시간 노동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청년 과로사’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개점 준비 직전 1주 동안 약 80시간, 7월 일부 날짜엔 최대 19시간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이에 대해 운영사 엘비엠은 “고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 44시간 수준이었다”며 “일시적 연장근로는 있을 수 있으나 주 80시간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유족에게 근무기록을 요청받았을 당시 회사 측이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불신이 더욱 확산됐다.
갈등은 지난 4일, 법무법인 더보상이 공개한 회사–유족 간 합의 소식으로 어느 정도 정리됐다. 양측은 대화를 통해 ▲근태기록 은폐·산재 방해는 없었다는 점 ▲산재 절차 관련 자료가 이미 제공됐다는 점 ▲승진·지점 이동에 따른 근로계약 변동 배경을 설명한 점 등을 확인하고 상호 오해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인에 대한 사과 뜻을 전했고, 유족도 이를 받아들이며, 갈등은 일단락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