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치료 흐름 ‘통증·염증 조절 → 빠른 운동 시작 → 단계적 가동범위 및 근력 회복’

 

일상생활 속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감을때 팔부위가 뒤로 잘 돌아가지 않거나 어깨가 지속적으로 욱신거리면서 마치 번개처럼 통증이 치받치며 밤마다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된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잠깐 무리했나 보다” 하며 파스나 찜질로 버티지만, 점차 문고리를 돌리거나 속옷을 채우는 사소한 동작조차 힘들어지면서 병원을 찾게 된다. “오십견”이라는 이름 때문에 50대만 걸리는 병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40~60대 연령대라면 누구에게나 흔하게 찾아 올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당뇨병이 있을 경우 발병률이 2~4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혈당 조절이 좋지 않으면 관절 속 염증이 오래가고 조직이 더 쉽게 굳는다. 즉, 어깨가 아픈 당뇨 환자에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오히려 “시간이 독”이 될 수 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는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서로 달라붙어 움직임이 제한되는 병이다. 초기에 통증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동통기), 어깨가 점점 굳는 시기(동결기), 서서히 풀리는 시기(해빙기)를 거친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1~2년 이상 불편할 수 있고, 일부는 최종 가동범위가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밤에 심해지는 야간통은 수면을 방해해 회복 속도를 늦춘다. 따라서 “언젠가 풀릴 것”이라며 방치하기보다 각 단계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 계획이 중요하다.

최신 가이드라인 및 임상연구를 통해 분명해진 초기 치료의 목표는 통증을 조절하고, 가능한 한 빨리 어깨 움직임을 되찾는 것이다. 가장 근거가 확실한 방법은 초음파 유도하 스테로이드 관절내 주사와 물리치료(운동치료)의 병행이다. 이 조합은 특히 초기 6~12주 동안 통증을 빠르게 낮추고 기능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스테로이드의 용량 차이나 투여 방법은 환자 상태에 맞춰 조절 가능하다.

더불어 수압팽창술도 주목받고 있다. 관절낭에 생리식염수와 약제를 주입해 굳은 조직을 부드럽게 벌리는 방법이며, 스테로이드 주사와 병행할 때 단·중기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 다만 주입량, 약물 조합, 재활 프로토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 판단이 필요하다. 초기 통증이 극심하여 운동 시작이 어려운 경우에는 상견갑신경차단술(SSNB)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통증을 낮추고 운동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식이지만, 스테로이드 주사에 비해 확실한 우월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므로 보조적 역할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편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는 스테로이드보다 장기 효과가 좋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제조 방식과 적응증이 표준화되지 않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보다 스테로이드 사용이 힘든 환자나 재발이 잦은 환자에서 대안적 치료로 활용할 수 있다. 충분한 비수술 치료(대개 3~6개월)에도 통증과 강직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면 마취하 관절유리술(강직 해제) 혹은 관절경 피막유리술을 고려한다. 시술 자체보다 시술 직후 집중 재활이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와 체계적 관리가 필수다.

정리하면, 표준 치료의 흐름은 ‘통증·염증 조절 → 빠른 운동 시작 → 단계적 가동범위 및 근력 회복’이다. 즉, 치료의 기반은 주사치료와 운동치료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재활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초기 치료의 골든 타임은 약 12주로 본다. 이 시기에 통증을 낮추고 움직임을 회복시키면 장기 예후가 크게 좋아진다.

또한 오십견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이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 경추 신경근병증은 초기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치료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특히 힘이 빠지거나 팔을 들어올릴 때 턱 빠지는 느낌이 있다면 초음파·MRI로 구조적 손상을 확인해야 한다. 야간통이 심하다면 수면자세 교정, 진통 보조요법이 필요하며, 이는 재활 참여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오십견 치료, 운동·재활 병행은 핵심·필수적 요건

오십견 치료에서 가장 큰 오해는 “아프니까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더 굳는다. 통증을 줄이고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곧 치료이며, 운동과 재활은 주사치료만큼 핵심적이다. 회복은 통증을 참는 과정이 아니라 통증을 관리하며 움직임을 되찾는 과정이다.

이러한 오십견을 극복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첫 번째로 벽 타기 운동이 있다. 벽에 손가락을 대고 거미처럼 천천히 위로 올렸다가 5초 유지 후 내려오는 동작을 10회씩 하루 3세트 시행한다. 두 번째는 수건 뒤로 돌리기 운동으로, 수건 양쪽 끝을 잡고 한 손은 위, 다른 손은 등 뒤 아래에서 잡아 위쪽 손이 아래팔을 천천히 위로 이끌며 10회 3세트 진행한다. 세 번째는 밴드 바깥 돌리기 운동으로,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고무밴드를 잡아 바깥쪽으로 벌렸다가 돌아오는 동작을 10~15회씩 하루 2~3세트 한다. 옆구리에 수건을 끼우면 더 정확하게 시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테이블 미끄러뜨리기 운동은 테이블 위에 손을 올리고 앞쪽으로 천천히 밀어 어깨를 늘려주는 것으로, 통증이 심한 시기에도 10회씩 3세트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어 초기 단계에 특히 유용하다.

오십견은 기다리면 낫는 병이 아니라, 제대로 치료하면 빨리 낫는 병이다. 초기 진단과 치료가 회복 속도를 결정하고, 오늘의 선택이 앞으로 수년간의 어깨 건강을 좌우한다. 어깨는 가만히 있는데 좋아지지 않는다.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더 굳기 전에 움직임을 되찾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미래의 어깨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충무로 정형외과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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