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선율로 승화시킨 연말공연 「성시경」
‘2025년의 끝에서 다시 서다’

[글·편집=김정아 기자]
[글·편집=김정아 기자]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2025년 연말, 가수 성시경이 어김없이 무대 위로 오른다.

그의 이름을 내건 연말 단독 콘서트 ‘성시경’이 오는 12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서울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매년 팬들에게 ‘따뜻한 연말’을 선물해 온 그가 올해도 관객 앞에 서며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무대는 그에게 있어 공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련의 한가운데서 ‘성시경다움’을 지켜낸 가수의 고백, 그리고 음악으로 회복을 증명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2025년은 유난히 길고 무거운 해였다. 가수 성시경과 20여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동거동락한 오랜 매니저의 배임·횡령으로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갔다. 일거수일투족  함께한 사람을 잃게 되는 사건이후에도 무대에 복귀, 오는 12월 신곡 발표 까지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인천공항 스카이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노래로 보답하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대표곡 ‘너의 모든 순간’과 서태지의 명곡 ‘너에게’를 열창하며 완벽한 무대로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목소리가 상했지만 끝까지 노래하고 싶었다”는 고백속에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무대를 지키려는 가수의 진심이 담겼다.

이날 그는 “12월 새로운 노래가 나올 것”이라며 신곡 발표를 예고했다. 이미 연말 공연장 대관까지 마친 상황이었으나, 사건 이후 공연을 이어갈지 고심하던 그가 신곡 발표를 직접 언급하면서 콘서트 강행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공연 직후 성시경은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응원과 위로를 받은 건 처음이다. 내가 그렇게 나쁘게 살지 않았구나 싶다”고 전하며 팬들의 지지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어 “어릴 땐 몰랐던 새옹지마의 뜻을 이제야 조금 알겠다”며 기쁨과 고난이 뒤섞인 상황 속에서도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가요계 동료들과 방송 관계자들도 성시경에게 연락해 “나도 그런 상처가 있었다”며 위로를 전했다. 성시경은 이를 통해 “가수로서의 삶을 다시 성찰하고, 예정된 공연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성시경의 전 매니저 김모 씨는 공연 티켓 정산금 전용 의혹으로 제3자에 의해 고발당했다. 고발장은 지난 11월1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접수되었으며 ‘업무상 횡령’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담고 있다.

고발인은 “유명인의 신뢰를 악용한 사익 추구는 단죄되어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피해 당사자인 성시경 또는 소속사가 직접 처벌 의사를 밝혀야 한다.

성시경 측이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이유는 구체적인 피해 금액이 명확히 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대로 돌아온다, 그리고 존중으로 남는다

올 연말 자리하는 무대는 연말마다 치뤄지는 콘서트의 개념과는 차원이 다른 그를 믿어준 사람들과의 약속의 자리다.

새롭게 단장한 소속사 ‘에스케이재원(skjaewon)’은 지난 11월 10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면서 “한 해의 끝자락, 감사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무대입니다. 음악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움을 함께 맞이해요. 가장 따뜻하고 근사한 하루를 같이 만들어요. 분명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겁니다”라고 콘서트 소식으로 첫 피드를 시작했다. 꾹꾹 눌러담은 짧은 문장 속에는 ‘성시경표 온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연말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뜻깊은 자리였지만 이번 무대는 그의 음악 인생과 인간 성시경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더불어 데뷔 25년 차를 마무리하는 그에게 이번 연말 콘서트는  사랑과 이별, 상처와 회복을 노래해온 차원을 넘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는 무대로 오랜 기억속에 ‘추억’으로 남을 예정이다. 

삶의 굴곡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 성시경. 

상처받고도 품위를 잃지 않는 사람, 그것이 바로 ‘성시경다움’이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에게 닥친 오해와 시련을 ‘음악으로 답하겠다’고 마음으로 전했다.

성시경은 다시 노래한다. 그를 25년간 지켜온 것은 인기보다 ‘품격’이었고, 그것이야말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의 가장 큰 무기다. 그의 이름은 앞으로도 여전히 ‘존중’이라는 단어로 기억될 예정이다. 

“성시경, 그는 얼마만한 존중인가.” 그가 다시 무대 위에 서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를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노래로 보답하기 위해서다.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12월의 케이스포돔은 올해 가장 따듯한 온기로 꽉 채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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