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특정 신체부위 집착증 남성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서 활동주로 다리활용 자세 연출 … 20대 미혼에서 30대 유부녀까지일명 ‘FJ’라고 불리는 페티시자키(Fetish Jockey)가 뜨고 있다. 그간 VJ(비디오 자키), PJ(포르노 자키) 등 영상매체 및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가 발달하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겨왔다. FJ는 이같은 흐름 속에서 탄생한 신종 직업. 페티시는 여성 신체의 일부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고 그것을 통해서만 성적 만족을 얻는다는 의미.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여성의 발이나 하이힐, 스타킹 신은 다리 등에 성적인 만족을 얻는 남성들이 많다. FJ는 이런 남성들의 페티시즘적인 성향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사진촬영을 하거나 인터넷 방송을 하는 여성들을 가리킨다.

일반인들은 이해 못할 ‘페티시 동영상’FJ의 주요 활동 무대는 인터넷의 페티시 전문 사이트. 이들은 늘씬한 다리와 가냘픈 몸매를 ‘무기’로 노출이 심하거나 자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변태남성’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는 것. 특히 섹시한 스타킹과 굽높은 하이힐, 그리고 짧은 치마는 이들의 필수품. 때로는 찢어진 스타킹을 신고 있는 모습 등도 간간이 등장하는 사진들이다. 현재 국내의 페티시 사이트는 대략 7~8개 정도. 각각의 사이트에서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20여명까지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FJ의 전체 수를 추산해보자면 대략 1백여명 안팎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도 역시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인기를 끄는 것이 사실. 대략 20대 초중반이 가장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나이가 든 30대 이상의 여성들도 미끈한 몸매를 갖추고 있다면 FJ로서는 손색이 없다. 또한 대부분의 남성들은 FJ의 얼굴을 따지지 않는다. 애초의 목적이 ‘페티시’였던 만큼 얼굴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FJ들은 사진과 동영상 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대개 고급스러운 모텔 등지에서 각종 야한 자세를 취하고 찍게 된다. 이미지 자체가 매우 섹시하기 때문에 뭇남성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장면들이다. 반면 페티시 동영상은 일반사람들이 보기에는 ‘뭣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스타킹을 벗었다 신었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이유 없이 하이힐을 바꿔신기도 한다. 또 발로 병을 굴리거나 누워서 발장난하는 모습을 촬영하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동작들처럼 보이지만 페티시 마니아들에게는 그 자체로 충분히 흥분을 주는 동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들의 발과 다리를 보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진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영상’을 보는 것이니 그 흥분의 강도는 더욱 치솟는다.

조금 심한 페티시 동영상의 경우 자위를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스타킹이 찢어져 있다면 마니아들의 환호가 터져 나온다. 때로는 ‘엽기적’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남성이 여성의 폭력에 겁먹은 나머지 여성의 온 몸을 핥기도 하며 때로는 ‘성실하게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기를 걷어차이기도 한다. 일본의 만화 여주인공으로 변장한 여성이 남성을 마구 물어뜯는 내용도 있다. 어떨 때는 여성이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듯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 장면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페티시 사이트들은 모두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직접적인 성관계는 전혀 없을 뿐더러 아예 흔히 시중에 유통되는 에로비디오 수준의 섹스신도 없다. 그저 발을 보여주는 ‘조금 야한’ 수준이거나 ‘엽기적인’ 사진·동영상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흔히 FJ들이 받는 돈은 1회 촬영에 대략 4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30대가 넘어서면 20만원에서 30만원 정도로 삭감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남성들이 이런 페티시 동영상에 심취하는 이유는 그간의 포르노에 식상했기 때문. 인터넷 게시판의 아이디 ‘키키(kiki)’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천편일률적인 외국 포르노는 이제 안봐도 스토리가 뻔하다. 그저 나오는 여성들만이 달라질 뿐 수십편의 포르노를 봐도 이제는 별로 재미가 없다”고 말한다. 또 한국 여성들이 등장하는 것도 페티시 사이트에 호감을 갖는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이디 ‘제더스(zedus)’는 “아직 한국 여성들이 포르노를 찍은 것은 많지 않다.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으니 그럴 법하겠지만 페티시는 여성들이 얼굴까지 드러내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고 말하고 있다.

아줌마들도 등장, ‘오히려 더 신선’ 반응

특히 이색적인 것은 아줌마들이 대거 등장하는 ‘아줌마 페티시’에도 많은 남성들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 이들 아줌마 페티시는 말 그대로 아줌마들이 옷을 벗고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나 스타킹을 신는 모습, 팬티만 입고 다림질을 하는 적나라한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남성들은 이런 모습에 대해서 ‘오히려 쭉쭉빵빵한 여자들이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고 신선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남성은 “아줌마라고 하면 흔히 섹스에 충분히 물이 오른 나이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아줌마들에게서는 젊은 아가씨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섹시미가 느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줌마들은 대개 자신들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말 그대로 남편과 자식들이 있기 때문. 물론 이들이 모두 가정주부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몇몇의 여성들은 아르바이트로 페티시 사이트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한 아줌마 FJ는 ‘자기소개’ 코너에서 “남편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으며 아이들 학비를 벌기 위해서 출연중이다”라며 “남편에게 들킬까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스릴처럼 느껴진다”고 써놓기도 했다. 남성들이 여성들의 발과 다리에 대해서 페티시를 느끼는 것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들은 ‘금기 사항에 대해서 더욱 흥미를 갖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즉 예로부터 여성이 맨발이나 맨다리를 보여주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됐었다는 것. 특히 중국 여성의 경우 자신의 가슴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오히려 발을 드러내는 것을 더욱 수치로 여겼을 정도라고 한다. 나아가 ‘맨발을 한 여성’은 천박한 이미지를 상징하고 이것이 오히려 더욱 성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현재 페티시 사이트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페티시를 즐기는 남성들은 많이 있으며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페티시 사이트에 대해서는 특별한 법적인 단속 규정이 없다. 현재 이들 사이트 운영자들은 모두 인터넷 주소도 합법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한 성인사이트 관계자는 “성기나 헤어노출 등이 없으며 일반 에로 비디오보다 섹스신이 적은데 어떻게 단속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이 핫도그를 먹는 장면이나 여성이 남성을 때리는 장면은 전혀 풍속법에 걸릴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페티시 사이트들이 정상적인 성적인 관념을 왜곡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네티즌 스스로가 절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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