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창가에 손님 데려다 주면 일정 사례금 건네택시 없으면 못가는 파주 용주골이 가장 심해일부 택시기사들과 윤락업소가 유착하고 있다. 손님들이 ‘사창가로 가자’고 하면 택시기사들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윤락업소에 데려다 주고 일부 ‘사례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례금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택시기사들의 ‘쏠쏠한 부수입’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택시기사들은 손님들과 가장 밀접하다는 점에서 사창가의 자체적인 호객행위보다 ‘성공률’이 훨씬 높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기도 하다. 청량리 모 업주는 “그냥 제발로 찾아온 손님들은 이곳 저곳 훑어보면서 결정을 하지만 택시 기사의 안내를 받고 온 사람들은 군말 없이 가게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는 손님들이 택시 기사를 그만큼 믿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기사들의 일이란 게 매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다양한 소문을 듣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안내해주는 사창가도 그럭 저럭 ‘믿을만 하지 않겠냐’는 무의식적인 심리가 작용하는 것. 택시기사들 역시 “우리들이 안내해 주는 곳에 대해서 손님들은 그냥 ‘그곳 물이 좋냐’고 물어볼 뿐 특별히 캐묻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무작정 사창가로 가달라’고 말하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운전기사들은 부담 없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고. 이런 유착관계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자 윤락업주들은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자체적인 홍보활동을 하기도 한다. 명함 크기 만한 전단지에 ‘청량리 ○○호, 사례금 있음, 전화번호 ○○○-○○○○’ 등을 인쇄한 후 기사식당 인근이나 택시 회사 근처에서 배포하고 있는 것. 또 어떨 때는 과감하게 택시 회사 안으로 들어가 운행대기중인 차량에 인쇄물을 꽂아놓고 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유착관계가 가장 많이 형성되어 있는 곳은 용주골. 청량리나 미아리의 경우 도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술김에 걸어가거나 전철을 타고 갈 수도 있지만 파주에 있는 용주골의 경우 택시를 타지 않으면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 거기다가 술에 취해있으니 자가 운전도 불가능한 상태. 따라서 대부분의 용주골 업주들은 이들 택시기사들을 통한 ‘간접 호객행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용주골의 경우 사례금은 2~3만원 수준으로 껑충 뛰어오른다고. 또 용주골에서 ‘일’을 보고 나오는 손님들을 기다렸다가 다시 서울 도심으로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택시 기사들에게 ‘용주골 손님’은 한마디로 1석3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요즘에는 일명 ‘용주골 택시’라는 이름의 택시들도 차츰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서울 도심의 교통체증에 짜증을 내면서 하루 종일 운전해서 ‘푼돈’을 모으느니 차라리 밤을 세워 용주골을 왔다갔다하면 수익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용주골 택시’들은 밤 11시 이후에 도심으로 나와 용주골만을 전문적으로 오간다고 한다. 택시 기사들에 따르면 이렇게 오랜 유착관계가 되면 택시 기사가 윤락가에 출입할 경우에는 ‘싼값’에 해주기도 한다는 것. 안면도 있을 뿐더러 그간 여러 면에서 ‘협조’를 해주었기 때문에 보통 화대의 50% 정도만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택시 기사들의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윤락알선 행위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창가 근처에 내려주는 것은 특별히 법적인 저촉을 받지 않겠지만 평소에 유착관계에 있던 업소에 소개를 시켜주고 그로부터 별도의 사례금을 받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반면 이러한 유착관계에 대해 수사를 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일단 유착 관계 자체를 밝혀내기가 쉽지가 않을뿐더러 이러한 유착이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단속도 쉽지가 않고 설사 단속을 했다하더라도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며 반발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택시 내에서의 포르노 상영과 매춘알선 행위. 우리들의 택시는 이제 음란으로 물들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춘으로 가는 ‘게이트키퍼’가 되고 있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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